트럼프, 301조 조사 전격 착수…“한국에 큰 변화 없지만 추가관세 리스크 남았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트럼프, 301조 조사 전격 착수…“한국에 큰 변화 없지만 추가관세 리스크 남았다”

뉴스로드 2026-03-12 13:12:32 신고

3줄요약
김정관-러트닉 관세협의/연합뉴스
김정관-러트닉 관세협의/연합뉴스

 

[뉴스로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예고했던 무역법 301조 조사에 공식 착수하면서 한국 수출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기존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한 절차적 성격이 강한 만큼 한국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일부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와 비관세 압박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발표하며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베트남, 인도 등 16개 경제권을 조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이번 조사는 미 대법원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무효로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를 상대로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총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예고됐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고, 현재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10% 글로벌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기존 무역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절차의 끝에서 대응 조치가 제안된다면, 그 협정에서 만들어진 약속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밝혀 한미 간 15% 관세 합의가 기본적으로 존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번 301조 조사가 상호관세를 법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한 ‘예고된 수순’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대법원 판결 이후 이미 예고된 조치로,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서 추가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커지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를 감안할 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품목에서 한국이 ‘심각한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목돼 일본이나 EU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을 확률은 낮다는 분석이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여러 국가가 동시에 관세 압박을 받는 구도”라며 “한국 경제에 즉각적인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쉽게 철회하기 어려운 정치 환경과 강한 보호무역 여론을 감안하면, 한국을 포함한 대상국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등 부정적 영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으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방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깨지지 않고, 한국이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도록 미국과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6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회담한 뒤 “우리나라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동등한, 또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왔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의 법적 근거인 무역법 301조는 ‘미국 무역에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불합리·차별적 조치’에 대해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행정부에 권한을 부여한다. USTR는 이번 조사가 ‘과잉 생산 능력과 연관된 불공정 무역 관행’과 ‘강제 노동에 의한 상품 생산’이라는 두 가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글로벌 제조업 공급 과잉 문제를 전면에 올린 것은 새로운 형태의 통상 압박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과 관련해서는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 등이 언급됐고, 석유화학 구조조정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대목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과 자동차는 이미 대미 투자가 진행 중이어서 압박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공급과잉이 심각한 철강과 석유화학은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정치 일정과 재정 수요도 변수로 꼽힌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상호관세 폐지로 인해 현재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은 오는 7월까지인 만큼, 이를 대체하기 위한 301조 조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정밀한 실태 조사보다는 결론을 정해놓고 이를 정당화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세수를 활용해 국민 지원 프로그램 12개 정도를 약속한 상황”이라며 “품목별 관세로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의 세수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 품목에 15%를 웃도는 고율 관세를 매겨 재원을 보전하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잠재적 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발표에 한국이 우려해 온 온라인플랫폼 규제, 망 사용료 등 디지털·서비스 분야 현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일단 한숨 돌릴 대목이다. 그러나 301조는 사안별 개별 조사를 언제든 개시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압박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최근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의 ‘차별적 조치’를 문제 삼으며 USTR에 제기했던 301조 조사 청원을 자진 철회했지만, 이번 포괄 조사 과정에서 이 사안이 재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쿠팡 투자사들은 청원 철회 사유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조사’를 언급했다”며 “그만큼 쿠팡 이슈가 이번 301조 조사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쿠팡 문제 외에도 농산물과 각종 비관세 장벽 등 한미 간에 대화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를 서두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와 업계가 이번 301조 절차를 단순한 조사로 보기보다 ‘후속 협상’의 출발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윤 교수는 “미국의 관세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USTR의 당사국 의견 수렴과 공청회 등 절차는 사실상 협상 테이블”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논리를 정교하게 준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