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세계적 규모의 범죄조직 ‘야쿠자’… 경찰 단속·내분에 ‘지리멸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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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세계적 규모의 범죄조직 ‘야쿠자’… 경찰 단속·내분에 ‘지리멸렬’

뉴스컬처 2026-03-12 11:42: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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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최병일 칼럼니스트]

야쿠자는 예전에 비해 규모나 영향력이 줄었지만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대형 범죄그룹이다. 사진은 넷플릭스 '야쿠자와 가족'의 포스터
야쿠자는 예전에 비해 규모나 영향력이 줄었지만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대형 범죄그룹이다. 사진은 넷플릭스 '야쿠자와 가족'의 포스터

한 세기가 끝나가는 1999년 19살 소년 야마모토 겐지는 마약을 하다 죽은 전직 야쿠자였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왔지만 별 감정이 없다. 동네 날건달로 살고 있지만 야쿠자가 될 생각도 마약상이 될 생각도 없다. 우연히 거리에서 마약상을 발견한 야마모토는 그를 두들겨 패고 마약과 돈이 든 가방을 가로채 달아난다.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 때문일까? 

마약은 바다에 버리고 빼앗은 돈으로 단골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우연하게 시바자키파 두목의 목숨을 구해준다. 다음날 야마모토와 친구들은 야쿠자에게 쫓겨 피투성이가 된 채 끌려간다. 전날 빼앗은 마약과 돈이 거대 야쿠자 조직인 교오카이 조직원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야마모토는 죽기 직전에 목숨을 구해준 시바자키파 두목의 명함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그토록 싫어했던 야쿠자 조직원이 된다.

이 이야기는 2021년 넷플릭스에서 화제 속에 방영됐던 ‘야쿠자와 가족’의 줄거리다. 영화는 야쿠자가 된 야마모토의 삶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조직의 막내에서 시작해 25세에는 부두목이 되고 연애도 한다. 유흥업소를 경영하며 한때 잘나가기도 했지만 조직과의 항쟁속에 사람을 죽이고 14년 형을 받아 감옥에 간다.

이후 2019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야마모토에게 감옥보다 더 차가운 현실 속의 삶이 비수처럼 파고든다. 2011년 폭력단 배제조례가 시행된 이후 일본 사회에서 야쿠자는 기본적인 인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본인 명의의 핸드폰도 살 수 없고, 은행 계좌도 만들 수 없으며 취직도 못한다. 조직에 남아있는 조직원이라고는 백발의 노인들뿐이고 젊은이들은 더이상 야쿠자에 관심이 없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대사는 “시대가 변했다”다. 영화의 내용을 길게 인용하는 것은 이 영화에 야쿠자의 현실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야쿠자 도박장 운영하거나 뒤봐주는 무리에서 출발

야쿠자는 도박 집단이라는 뜻의 ‘바쿠도(博徒)’와 행상인을 일컫는 데키야(的屋)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바쿠토는 도박장을 운영하거나 뒤를 봐주는 무리에서 출발한 조직이고, 테키야는 노점상을 운영하거나 제비뽑기나 화살이나 공기총으로 쏘아서 목표물을 넘어뜨리면 경품을 타가는 류의 사행성(射倖性) 게임을 운영하던 조직을 말하는 것이다. 바쿠토는 말 자체가 ‘도박하는 무리’라는 뜻이고, 테키야라는 말 자체가 사행성 게임을 하는 과녁(的)이 있는 점포라는 뜻이다. 그래서 야쿠자라는 말의 어원이 ‘도박장에서 뒤에 앉아서 관리하는 직책’ 또는 그들이 앉아 있던 자리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어떤 이들은 2장 혹은 3장의 패를 뽑아 합한 수치의 1의 자릿수 즉 끗수가 높은(9) 사람이 이기는 오이초카부라는 도박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이초카부는 서양의 트럼프 게임인 블랙잭과 비슷하다.

도박을 하는 이가 8과 9를 차례로 뽑을 경우 합이 17로 끗수는 7이 된다. 어지간한 사람은 여기서 추가로 한 장을 더 뽑지 않는다. 그러나 도박성이 강한 사람은 한 장을 더 뽑기도 하는데 여기서 3이 나오면 0이 돼 게임을 잃게 된다.

이처럼 무모하고 몰상식한 행동을 하거나 엉망으로 인생 설계를 하면서 사는 야쿠자들의 모습이 오이초카부 도박에서 8, 9, 3을 뽑는 이들과 비슷하다 해 8, 9, 3의 일본어 발음과 비슷한 야쿠자가 됐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쓸모없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8, 9, 3은 실제로는 하큐산으로 읽어야 하기에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물론 야쿠자들은 스스로를 야쿠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고쿠도(極道)나 교카쿠(俠客)라며 협객행세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조직폭력배들이 자신들을 건달이나 협객이라고 지칭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 야쿠자의 시조라 불리는 인물은 에도 막부시대에 고용인 알선을 업으로 하던 반즈이 이쵸베에라고 한다. 그는 의리를 중히 여기고 의협심을 갖춘 인물인데다 야쿠자의 생업과 비슷한 알선업으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근대 야쿠자의 원조는 19세기 메이지 유신의 격랑이 불었던 시기 도박꾼이었던 시미즈노 지로초라는 인물이다. 그는 어려운 친구를 잘 도와주고 받은 은혜는 꼭 갚는 심성과 부하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인물이어서 야쿠자계에선 전설로 통하고 있다.

현대의 야쿠자는 주로 사회 주류에 끼지 못하는 세력들이 사회적 불만과 반항심에서 패거리를 형성했다. 야마구치구미의 조직원 중 30%가량이 에도시대 이래 천민계급으로 취급받던 부라쿠(部落)출신이다. 경제적인 이유와 차별로 학교를 다니지 않거나 취업이 안되는 이들이 오야붕과 고붕의 관계로 똘똘 뭉치게 됐다는 것이다.

뉴스컬처 최병일 skycb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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