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방출에도 유가 상승…원유 프리미엄에 기름값 불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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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유 방출에도 유가 상승…원유 프리미엄에 기름값 불안 지속

연합뉴스 2026-03-12 11:29: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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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시아 원유 20∼30달러 웃돈 거래…대체 공급선 확보 사활

국내 수급 상황 안심하기 어려워…"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상 최대 규모 비축유 방출 결정에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식 발언으로 한때 유가가 진정되며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실제 체감 기름값은 쉽게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유 현물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어 시장 가격 불안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거래 지표인 싱가포르 원유 현물시장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배럴당 20∼30달러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내 유가 지표인 두바이유가 전쟁 이후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이보다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의미로, 산유국 감산과 선적 차질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럽·아프리카산 역시 중국이 서아프리카산 원유 확보에 나서면서 유가 지표인 브렌트유 가격보다 배럴당 약 15달러 수준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전쟁 조기 종식 기대감으로 일시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기도 했지만, 실제 원유 수급 상황은 여전히 긴장 상태에 있다는 평가다.

원유 조달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고 해상 운임과 보험료, 금융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정유사의 실질 도입 단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차질 우려에 따라 이러한 프리미엄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산 원유가 대체 공급원으로 거론되지만, 단기간에 중동 물량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 변동성이 브렌트유나 두바이유보다 크고 운송 거리와 물류비 부담도 커 적극적인 구매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해도 현물시장에서 바로 낮은 가격에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확보할 수 있는 물량 자체도 제한적이고 프리미엄도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동 사태 여파에 대기 중인 화물차들 중동 사태 여파에 대기 중인 화물차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중동 사태 여파에 따른 기름값 상승과 해상 운송 물동량의 감소 등으로 화물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1일 인천 중구 남항 화물차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대형화물차량들이 주차해 있다. 2026.3.11 soonseok02@yna.co.kr

각국 정유사들도 공급 불안에 대응해 원유 확보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네오스와 코스모, 이데미츠 등 주요 정유사들이 원유 조달 불확실성에 대비해 평균 10% 수준의 가동률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서아프리카산 원유 확보에 나서며 대체 공급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도 경제 부담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으나, 시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 수급 상황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특히 정유사 입장에서는 생산 공정, 물류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해 단순한 재고 규모만으로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축유 방출 규모가 커 보이지만 실질적인 석유 사용량에 비하면 시장에서는 역부족이라고 느낄 수 있다"며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유가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고유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사태 초기에는 외교적 개입을 통한 조기 진정 기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걸프 지역 수출 차질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중동 지역 정유시설 공격 등으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과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전쟁 여파로 중동의 여러 나라 석유 생산시설이 파괴됐기 때문에 전쟁 이후에도 예전 수준으로 유가를 회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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