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사이, 같은 수원지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최대 1.7배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에서 생수를 구매할 때 수원지와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사례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주요 유통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인 생수 28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수원지별 가격 비교와 표시 실태를 점검했다. 1인 가구가 늘고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생수 시장은 2024년 기준 3조 원을 넘어설 만큼 성장했는데, 시장이 커진 것에 비해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번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같은 수원지인데 가격이 67% 더 비싼 이유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수원지와 제조원, 성분 함량이 동일한 제품끼리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탐사수 무라벨과 아이시스8.0을 비교했을 때, 두 제품은 같은 수원지의 원수를 사용하고 제조 방식과 성분 함량도 동일하지만, 가격은 최대 1.7배, 약 67.4% 차이가 났다. 탐사수 무라벨이 8590원이지만 아이시스8.0은 14440원으로, 물의 출처는 같아도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은 크게 달랐다.
같은 수원지를 사용하는 생수가 브랜드에 따라 이처럼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라면, 소비자로서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수원지 정보를 반드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온라인 환경에서는 이 정보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원지도 유통기한도 모르고 주문하는 구조
조사 대상 28개 브랜드의 온라인 표시 사항을 들여다보면, 소비자가 주문 전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할 정보가 상당수 빠져 있었다. 동일한 브랜드에 동일한 용량의 제품이라도 어느 수원지에서 만들어진 물인지는 제각각 달랐고, 소비자가 주문하는 시점에 어떤 수원지의 물이 배송될지를 미리 알 방법이 없었다.
조사 대상 브랜드 가운데 43%, 즉 12개 브랜드가 여러 수원지의 제품을 무작위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특정 브랜드는 최대 9곳의 수원지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중 어느 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오는지 소비자는 받아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유통기한 문제도 비슷하다. 조사 대상 브랜드의 64%, 즉 18개 브랜드가 온라인 상품 페이지에 유통기한을 '제조일로부터 12개월'과 같은 방식으로만 안내하고 있었다. 제조일 자체는 실제 용기에만 표시돼 있어서,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받아보기 전까지는 유통기한이 구체적으로 언제까지인지 알 수가 없는 구조다.
무라벨 의무화 시행됐지만 정작 표시가 너무 작다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2026년 1월부터 무라벨 생수 판매 의무화를 시행했다. 라벨 없이 판매되는 생수가 늘어나면서 재활용 과정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제도이지만, 표시 방식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확인됐다.
무라벨 제품은 라벨이 없는 대신 병마개에 정보를 인쇄하거나 용기 자체에 각인하는 방식으로 표시를 하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해당 표시가 너무 작거나 흐릿하게 새겨져 소비자가 제대로 읽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무라벨 제품에 QR코드 등을 활용해 소비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보 가독성을 높이라는 권고를 해당 사업자들에게 전달했다.
생수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온라인에서 수원지와 유통기한 안내가 미흡한 사업자들에게는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생수 한 통을 고를 때도 수원지가 어디인지, 가격이 합리적인지,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으로 생수를 구매할 때는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수원지 정보가 명확히 안내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유통기한 표시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은 제품이라면 배송 후 용기에 적힌 제조일을 직접 확인해 남은 기간을 가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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