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10.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항공기 정비 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운항 승무원의 정기 훈련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통합했다. 운영 정책은 승객 안전을 우선으로 두고 시행되며,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한 회사의 무형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한층 힘을 줬다.
올해 1월에는 항공안전전략실을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재편하며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했다. 해당 조직은 대한항공의 안전·보안 관련 전사적 기준을 수립하고, 관리와 감독을 책임지는 핵심 기구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맞춰, 회사는 항공 안전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항공 정비' 힘준다··· 운항승무원 교육 프로그램 통합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기단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기 정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대규모 정비 격납고 신설을 진행 중이며, 항공기 엔진 성능 시험을 위한 엔진 테스트 셀도 증설했다.
신규 정비 격납고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활주로 인근에 들어서며, 부지 규모는 약 6만9299㎡(약 2만1000평)로 축구장 10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대한항공은 총 1760억원을 투입해 2027년 착공, 2029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격납고에서는 중대형 항공기 2대와 소형 항공기 1대를 동시에 주기하고 정비할 수 있어, 항공기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신규 시설을 통해 중정비 및 개조 작업을 집중 처리함으로써 정비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통합 이후 한진그룹 소속 항공기가 300여대에 이르는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 체계는 안전 확보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엔진 정비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핵심 기반 시설 확충에 나섰다. 정비한 엔진을 항공기에 장착하기 전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엔진 테스트 셀이다. 현재 공사 중인 '대한항공 엔진 정비 클러스터(가칭)'가 완공되면 모든 엔진 정비 과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정비해야 하는 엔진 수가 크게 늘고, 차세대 엔진 도입으로 종류가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해 대규모 투자가 집행됐다.
항공기 운항 안전 확보를 위한 준비도 병행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운항승무원의 정기 훈련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통합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동일 교재와 교육 방식을 적용해 양사 승무원을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조치는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운항상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통합 항공사 출범 직후에도 고객들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하고 편안한 항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년 동안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완료했다. ▲운항승무원 온라인 교육 시스템 통합 ▲비대면 실시간 교육 시스템 구축 ▲모의비행장치 훈련 및 평가 프로그램 표준화 등이다. 비상 상황 대응 능력을 기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훈련의 꽃'이라 불리는 모의비행장치 프로그램도 양사가 공동 개발해 실제 훈련에 적용하고 있다.
"승객 안전 최우선"···안전 저해시, 무관용 원칙
대한항공은 모든 항공사 운영 정책을 승객 안전 최우선 원칙에 따라 도입·시행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올해 1월26일부터 시행된 보조배터리 기내 사용 금지 정책이 있는데, 최근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가 발생하면서 화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현재는 단락 방지 조치를 마친 보조배터리만 항공기에 반입 가능하고, 기내에서의 충전이나 사용은 엄격히 금지된다.
또, 승객의 비상구 조작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하고 있다. 2023년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비상구 개방 사건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승객의 비상구 조작이 심각한 안전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형사상 조치와 향후 탑승 거절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무형 자산 안전 강화···AI 활용 문화 장착
대한항공은 사내 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무형 자산 보호를 위해 올해 들어 관련 지침을 강화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활용 규정'을 제정하고 올해 1월 전사에 공유한 것이다.
이번 규정은 임직원들이 AI를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내 기밀정보나 개인정보를 AI 시스템에 입력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AI를 활용한 모든 업무 결과에 대한 최종 검토와 책임은 반드시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침을 기반으로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활용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임직원의 사내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도 기존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대상에게만 ▲최소한의 범위로 권한을 부여하는 '최소 권한 원칙'을 적용해 방침을 강화했다. 또한 임직원 대상 필수 보안 교육과 악성 메일 모의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개인의 안전·보안 의식을 높이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보안을 강화했다. 사이버 공격 주요 표적이 되는 원격 네트워크 접속(SSL VPN)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원칙 기반 접근 방식으로 전환했다. 사내 업무 시스템 로그인은 생체 인증 기반 다중 요소 인증(MFA) 방식으로 바꿔 보안성을 높였다.
전방에서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대한항공의 사이버보안관제센터(KE TCC)가 정보 보안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IT 시스템 대상 외부 공격과 보안 취약점을 사전 탐지하고 분석한다.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시행하며, 다크웹 정보 유출 여부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대한항공은 정보보호 분야에서 꾸준히 우수성을 입증해왔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국제표준화기구 정보보호 관리체계 국제 표준(ISO 27001)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하며, 체계적인 정보보호 관리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특히 2022년부터 4개년에 걸쳐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정보보호 투자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고, 2024년과 2025년에는 정보보호 분야에 매년 1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 1월 신년사를 통해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자 존재 이유이고, 모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자 고객 신뢰의 근간"이라며 "절대적인 안전을 위해 임직원 모두 안전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각인하고, 단순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지난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임직원 2만7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설문' 결과에 따르면 '우리 회사는 업무 수행 시 안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한 임직원이 82.5%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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