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LS그룹이 그룹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단순한 업황 호조를 넘어 전력망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성장,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맞물리면서 LS그룹의 핵심 사업 구조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S그룹은 2025년 기준(12개 계열사 합산, 내부회계 기준) 매출 45조7,223억원, 영업이익 1조4,8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23.1% 증가하며 두 지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는 2003년 그룹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번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력망 투자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수요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부스덕트 등 송전부터 변전·배전까지 이어지는 전력 인프라 장비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토털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주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두 회사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12조원을 넘어서는 수주 잔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LS MnM 역시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와 함께 황산 및 귀금속 판매 수익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확대됐다.
이 외에도 주요 계열사들이 각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냈다. LS엠트론은 북미 사출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했고, E1은 LPG 트레이딩 사업 개선으로 실적이 늘었다. 투자회사인 INVENI도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LS그룹은 기존 전력 인프라 사업에 더해 2차전지 소재와 핵심 광물 분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과 LS MnM은 각각 새만금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와 황산니켈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핵심 원료 공급망 구축과도 맞물린 전략이다.
또한 LS전선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로봇, 전투기,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산업에서 필수 소재로 꼽히는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와 공장 설립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은 향후 공격적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그룹은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7조원, 해외 5조원 등 총 12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해 자산 50조원 규모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LS그룹은 중동 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분쟁이 종식될 경우 대규모 전력망과 산업 인프라 재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LS그룹이 전력 인프라 핵심 장비 경쟁력에 배터리 소재와 희토류 등 미래 산업 소재 사업을 결합하면서 '전력·에너지·핵심 소재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전략이 향후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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