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D LANGUAGE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나뉘던 의복의 구분법이 서로의 영역을 탐하며 스타일을 확장해온 시간, 변화하는 트렌드 위에 또 하나의 키워드가 등장했다. 이름하여 코 에드 패션. 보테가 베네타, 셀린느, 질 샌더는 모든 성별을 통합한 런웨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디올과 돌체앤가바나는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구분해 진행하면서도 동일한 아이템을 반복적으로 등장시킨다. 누가 입는지가 아닌, 어떻게 입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남녀 모델이 같은 아이템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백과 주얼리 역시 성별의 구분 없이 활용된다. 이분법적 시선으로 성별을 구분하던 잣대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시점이다.
BOUDOIR REVIVAL
실크와 새틴처럼 보드라운 소재로 완성한 유연한 실루엣의 슬립 드레스가 또 한 번 외출을 감행했다. 프랑스어로 침실을 뜻하는 ‘부두아’는 홈웨어와 데일리웨어의 경계에 선 트렌드다. 유럽 귀족이 침실에서 입었을 법한 실크 드레스를 정제된 테일러드 재킷이나 팬츠와 함께 연출해 스타일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이 트렌드를 즐기는 묘미다.
FLORAL SPECTRUM
봄이면 어김없이 피어오르는 플로럴 프린트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수채화로 그려낸 듯 화사한 꽃부터 아플리케 장식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한 꽃, 구조적 실루엣으로 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디자인까지. 하우스 고유의 스타일로 풀어낸 꽃의 향취가 따뜻한 계절을 한층 풍요롭게 만든다.
MODERN UTILITY
유니폼이 이브닝드레스와 동등한 위상을 가질 수 있을까. 일하는 여성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여성과 노동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워크웨어 스타일이 떠올랐다. 견고한 작업복을 이브닝 글러브와 이어링으로 스타일링한 프라다, 워크 재킷과 앞치마를 통해 일하는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조명한 미우미우까지. 상반된 요소가 어우러지는 불협화음 속에서 새로운 우아함이 탄생한 순간이다.
CRUSHED CLASSIC
클래식의 해체가 예고됐다. 빅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로 변곡점을 맞이한 2026 S/S 시즌, 디자이너들의 철저한 의도 아래 과감히 구겨지고 열려 있는 형태의 가방이 런웨이를 점령했다. 제멋대로 휜 샤넬의 2.55 백, 가방을 열어젖힌 형태의 뉴 아마조나 180 백 등 불완전함에서 포착한 이색적인 실루엣이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HYBRID STEPS
발레 코어 트렌드의 연장선에는 ‘스니커리나’가 있다. 발레리나 슈즈와 스니커즈의 합성어로, 토슈즈의 얇고 플랫한 실루엣에 스니커즈 스트링을 더해 실용을 가미한 디자인이다. 날쌘 발걸음을 완성해줄 스포티한 무드는 덤이다.
WEAVE WAVE
정교한 수공예 기술과 장인정신은 하우스의 역사를 방증하는 지표다. 켜켜이 쌓아 올린 하우스의 시간을 탐구해온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은 브랜드 고유의 직조 기술에서 해답을 찾았다. 보테가 베네타의 인트레치아토, 샤넬의 니팅 기술, 버버리의 실험 정신까지. 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위빙 디테일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STATEMENT BOW
지난 2025 S/S 시즌부터 꾸준히 트렌드의 반열에 오른 보 트렌드에 과감한 변화가 감지됐다. 조형적 실루엣으로 리본을 강조하거나, 네크라인에 큼직한 리본을 더한 블라우스로 디자인의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이다. 확실하게 존재감을 부각하는 아이디어가 리본 트렌드의 로맨틱한 일탈에 방점을 찍는다.
BLOOM BLOOMER
새로운 계절의 설렘을 대변하듯 한껏 부풀어 오른 스커트가 극적인 연출을 더했다. 바람에 스치면 금세 흐트러질 듯한 가벼운 소재로 완성한 벌룬스커트가 봄의 싱그러움을 대변한다. 상의는 몸매를 드러내도록 연출해 한 떨기 꽃 같은 자태를 완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VIVID VERSES
2026 S/S 시즌의 컬러 팔레트는 어느 때보다 선명하고 거침이 없다. 불협화음이라 여기던 쨍한 색감의 극적인 조우는 패션이 추구하는 의외성의 미학을 상징한다. 베르사체에서 단 한 번의 컬렉션을 남긴 다리오 비탈레의 과감한 컬러 매치를 기점으로 확산된 트렌드는 한 가지 색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보다 컬러 간 대비에 초점을 맞춘다. 보색은 물론 같은 계열의 색감을 두 가지 이상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LAYERED LOGIC
실루엣과 텍스처를 정교하게 쌓아 올리는 레이어링의 핵심은 소재의 무게와 촉감의 대비다. 여러 겹의 셔츠를 껴입은 듯한 드레스에 두꺼운 재킷을 더한 로에베, 살결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컷아웃 디자인을 영민하게 활용한 미우미우, 서로 다른 소재를 과감하게 매치한 에트로까지. 겹침의 미학이 선사하는 리드미컬한 활력은 평범한 아이템에 입체적 매력을 불어넣는다.
SHIFT SCARF
스카프는 더 이상 보온이나 예의의 표현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패션의 용도로 재조명된 유연한 천 조각은 한층 관능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브라렛 안으로 숨기거나, 톱 위에 숄처럼 과감히 두르거나, 스커트로 활용하는 방식까지. 스카프에 투영된 고정관념을 내려놓아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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