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 앞둔 보험사 주총…'지배구조 개편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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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 앞둔 보험사 주총…'지배구조 개편 분수령'

한스경제 2026-03-12 08:1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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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생명, DB손해보험,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본사. 사진/각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생명, DB손해보험,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본사. 사진/각사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주요 보험사들이 이달 중순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정책 논의에 나선다. 특히 올해 주총은 소수주주의 권한을 강화한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보험사 지배구조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8일 한화손해보험을 시작으로 19일 삼성생명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이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이 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후 동양생명이 23일·한화생명이 24일·미래에셋생명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동양생명 등이 신규 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김재식 부회장과 황문규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국내 보험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세전이익은 1987억원이며 이는 2024년(1231억원) 대비 61.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지난 1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나채범 대표를 최고경영자(CEO)후보로 추천했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지난 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통해 김중현 현 메리츠화재 대표를 CEO 후보로 재추천했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해 업황 변동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진 보험사는 재무와 전략 역량을 강조한 인사가 전면에 등장했다. 

신한라이프는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그룹재무부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천 대표는 지주회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며 그룹 사업라인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이후 신한라이프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해 이사진과 임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태광그룹은 김형표 흥국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흥국생명 대표로 내정했으며 김대현 현 흥국생명 대표는 흥국화재 대표로 선임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올해 정책·금융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이사회의 전문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지배구조 강화 기조와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손해보험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고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인 조혜진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상품 개발·판매 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체계가 금융회사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이사회 차원의 관련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한화생명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투자부문장인 유창민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한라이프는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이자 선임 사외이사인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비롯해 기존 사외이사 4명을 전원 재선임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해상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이달 24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재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김 전 부위원장 선임 건이 통과되면 3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이는 공정거래 및 기업 규제 분야 경험을 갖춘 당국 출신 고위 인사를 영입해 준법경영과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배경으로  현재 진행 중인 '2023년 LH 발주 보험 입찰 담합 사건' 재판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주요 상장 보험사 사외이사 중 절반가량이 정부기관 출신 인사로 파악된다. 정책 및 금융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흐름이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대응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수주주 권한을 강화한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올해 주총이 기업 지배구조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보험사들은 오는 9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의 제도 변화가 예고되면서 이사회 구조 개편과 정관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오는 9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이 금지되면서 주요 보험사들은 정관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있다. 지분율이 낮은 주주라도 표를 결집해 최소 한 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규모 역시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된다. 특히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이 늘면서 이사회 견제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화재·삼성생명·한화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생명 등은 집중투표제 의무 시행을 앞두고 관련 정관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일부 보험사는 주총에서는 이사회의 체질을 바꾸는 정관 개정도 추진된다. 주요 보험사들은 개정 상법 취지를 반영해 기존의 ‘사외이사’란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작업에 나선다. 독립이사 의무 선임 비율을 이사 총수의 3분의 1 이상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에는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특히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하려는 기업과 이사회 진입을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 간의 힘겨루기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DB손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 전원을 독립이사로 구성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얼라인파트너스가 DB손보에 자본배치 효율화 등을 요구하며 사외이사 후보를 주주 제안했다. 이에 DB손보 측이 별도의 후보를 추천하면서 이번 주총에서 양측 간의 표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상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주주환원 정책도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15.93%인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에 지난 4월 전체 자사주의 약 3%에 해당하는 145만주를 소각했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은 16.93%까지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현대해상은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체 자사주 12.29% 가운데 3%만 임직원 보상용으로 남기고 나머지 9.29%는 향후 2년에 걸쳐 소각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은 대규모 배당을 확정했다. 삼성생명은 총 9517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41.3%를 기록했으며 삼성화재 역시 8289억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41.1%를 달성했다. 두 회사 모두 배당성향 40%를 넘어서며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했다.

다만 자본 여력이 부족한 보험사들은 배당 확대에 신중한 모습이다. 현대해상은 2년 연속 무배당을 끝내기 위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감액배당 방식을 활용해 약 685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화손해보험은 2023년 결산 기준으로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2024년 사업연도부터 다시 배당을 중단했다. 이번 주총에서도 배당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한화생명 역시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며 배당가능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 지배구조 개편 분수령 맞은 보험사 주총..."주주 중심 경영 전환 속도"

보험업계에서는 상법 개정과 기업 밸류업 정책이 동시에 추진고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구조, 자본 정책 전반에 걸쳐 변화 압력이 커집에 따라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보험사 지배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독립이사 도입과 집중투표제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등의 제도 변화가 맞물리면서 기존 경영 중심의 이사회 구조가 점차 주주 중심 의사결정 체계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권한 강화와 책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경영 감시 기능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책·금융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등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배당 정책과 자사주 활용 전략, 투자 및 자본 배치 방식 등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 이사회가 규제 대응과 내부통제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자본 효율성과 주주가치 제고가 핵심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배당 정책과 자사주 활용, 이사회 독립성 강화 여부 등이 향후 보험사 기업가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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