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방병원협회가 삼성화재의 잇따른 민형사상 대응을 두고 “한방의료기관과 환자를 상대로 한 무차별 소송”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회는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강남사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삼성화재가 적정 진료로 인정된 사안을 두고도 소송과 심사 청구를 반복해 의료기관 운영과 환자 치료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규탄 집회는 이날로 여섯 번째를 맞았다.
한방병협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일부 한방병원을 상대로 진료비 청구와 관련한 민사소송에 이어 형사 고소까지 제기했다.
협회 측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이미 적정성을 인정받은 진료까지 문제 삼고 있다”며 “의료기관은 수사 대응에 인력과 시간을 빼앗기고,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협회가 집계한 일부 지역 사례에서는 삼성화재가 10개 한방병원을 상대로 소송과 고소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5곳은 이미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나머지 5곳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측은 불송치 처분이 내려진 사건에 대해서도 삼성화재가 검찰에 이의신청을 내는 방식으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한방병원 관계자는 “경찰 출석 요구와 자료 제출이 반복되면 병원 업무는 사실상 마비된다”며 “의료진은 진료에 집중하기 어렵고, 그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진료비 지급 지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협회는 삼성화재가 법정 지급기한을 넘겨 진료비를 장기간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 병원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준 지급 지연 건수가 839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년 이상 미지급된 사례도 160건에 이른다고 했다. 협회는 이를 두고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사실상 고의적 지급 회피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금 정산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협회는 삼성화재가 한의물리요법 인정 횟수를 초과한 경우, 사전 안내나 협의 절차 없이 다른 환자의 진료비에서 관련 금액을 일방적으로 차감하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상적인 상호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 차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수가분쟁심의회 심사 청구도 과도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첩약과 MRI 촬영 등 일부 치료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에서 적정성을 인정받았음에도, 삼성화재가 다시 심의회 재심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에만 320건의 심의를 진행했거나 요청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과정 자체가 의료기관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한방병협은 특히 삼성화재의 ‘특수보상센터’를 문제 삼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분쟁을 전담하는 조직이 만들어진 뒤 환수와 소송 중심의 대응이 더 강해졌다”며 “실적을 앞세운 무리한 대응이 현장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삼성화재가 지급보증 단계에서는 치료를 승인해 놓고, 이후에는 환자와 합의를 마친 뒤 의료기관만 남은 시점에 소송을 제기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자동차보험 진료는 보험사의 지불보증서를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정작 치료가 진행된 뒤에는 ‘과잉 진료’ 프레임을 앞세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날 집회에서 삼성화재에 대해 무분별한 소권 남용 중단, 환자 증상에 대한 충실한 검토, 정당한 진료권 침해 중단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앞으로도 추가 집회와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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