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형 돼지열병, 돼지출혈열' 등 병명에 '아프리카' 삭제 대안 제시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부처를 상대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용어 개선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반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병명이 특정 대륙을 질병과 연결해 낙인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지난해 5월부터 명칭 변경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동식물 질병 방제, 검역·방역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외교부 산하 기관 등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용어 사용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기후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용어가 사용됐다.
농식품부 홈페이지에서는 가축 질병 특별페이지 내 소식 그림 및 영상에서, 산하 기관인 검역본부의 국가 재난 질병 모니터링 해외동물 질병 발생 정보 등에서 각각 확인된다.
기후부의 경우 산하 기관인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질병 설명, 보도 및 해명 자료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용어가 포함됐다.
특히 반크는 아프리카 대상 한국형 농업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K-라이스벨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농진청이 보도자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반크는 "공정한 윤리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 혁신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리적 인식의 개선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정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용어 사용의 검토와 개선을 요구하면서 병명에서 '아프리카'를 삭제하는 형태로 현실적 차원의 용어 변경을 제안했다.
기존에 쓰인 모든 용어를 당장 교체하긴 어렵지만, 아프리카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왜곡된 시선과 편견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립적 병명을 나타내는 'ASF형 돼지열병', 병리학적인 특성으로 나타낸 '돼지출혈열' 또는 '돼지급성열성질환', 중립적 성격의 약어 노출 빈도를 확대하는 형태의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을 제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15년 발표한 '질병 명명 가이드라인'에서 질병명에 사람, 지역, 동물, 식품, 문화, 인종, 직업 등 특정 정체성을 연상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잘못된 명명이 불필요한 공포와 혐오, 경제적 피해, 사회적 낙인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로 초기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코로나19는 2020년 초 'COVID-19'로, '원숭이두창'은 2022년 12월 '엠폭스'로 각각 변경된 바 있다.
박기태 단장은 "국내 주요 부처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낙인 현상을 인지하고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낙인을 지운 자리에 방역을 위한 연대의 첫걸음이 형성되고 명칭을 바꾼 자리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실천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크의 정책 제안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자체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 내 청원 페이지(https://www.woollimkorea.net/beginning-of-woollim/view.jsp?sno=3807)에서 확인할 수 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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