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칼럼] 우간다 무세베니 40년 집권과 야권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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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칼럼] 우간다 무세베니 40년 집권과 야권의 도전

연합뉴스 2026-03-12 07:0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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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화 서울대 아시아-아프리카센터 선임연구원

조준화 박사 조준화 박사

[조준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아프리카 우간다 지도 아프리카 우간다 지도

[제작 양진규]

지난 1월 18일, 우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71.65%의 득표율로 대선에서 승리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986년 1월 쿠데타 이래로 그의 통치 기간은 45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후계자로 아들인 무후지 카이네루가바 군 총사령관을 내세울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무세베니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이 죽거나 노쇠하지 않은 한 권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일축했다.

우간다는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한 번도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경험한 적이 없다. 독립 직후 수년간 군사 쿠데타와 내전, 그리고 이디 아민(Idi Amin)과 같은 엽기적 군사 독재가 반복됐다. 1986년 무세베니가 내란 끝에 정권을 장악한 이후로는 각종 선거가 실시됐지만, 정권 교체로 이어지지 않았다.

무세베니는 초창기 근본적 변화와 국가 재건을 내세우며 국제사회로부터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에이즈 퇴치와 경제 안정, 반군 격퇴 등에서 일정 성과를 보이며 안정적 리더로 인식됐다. 그러나 동시에 무세베니 정권은 점차 권위를 강화하고 반대 세력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 지지자들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 지지자들

2026년 1월 17일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996년 첫 직선 대통령 선거부터 시작해, 무세베니는 계속해서 승리했다. 초기에는 반군을 무력화하고 분쟁을 종식함으로써 평화와 안정을 우간다 사회에 가져다준 공로가 주된 근거였다. 그러나 2005년 7월 대통령 3선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2017년 12월 대통령 나이 상·하한 규정을 없애는 등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개헌을 정치적 도구로서 이용하며 사실상 장기 집권구조를 공고히 했다. 무세베니 정권 아래에서 선거는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했다.

정기적으로 치러진 대선과 총선은 형식적 경쟁의 모습을 띠었지만, 선거가 곧 정권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제 감시단이나 국내 시민사회단체는 반복적으로 선거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우간다를 '자유롭지 않음'(Not Free)으로 분류하며, 정기적 선거에도 불구하고 경쟁적 민주주의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무세베니의 오랜 집권은 선거 제도 자체가 민주주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역설적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

[조준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년 1월 1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무세베니는 공식적으로 7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7선에 성공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우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결과를 확정했다. 그러나 보비 와인이라는 예명으로 널리 알려진 주요 야당 후보 로버트 캬굴라니는 조작된 가짜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선거 절차의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생체인식 투표 장비가 야권 강세 지역에서 대거 고장 났고, 수기로 대체된 이후 무질서와 불투명성이 확대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와인 후보는 그의 사전 개표 집계와 공식 결과 사이에 괴리가 있다면서 정정된 개표를 요구하는 한편 시위를 촉구했다.

투표인 명부를 대조하는 우간다 선관위 투표인 명부를 대조하는 우간다 선관위

[조준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선거 직후 우간다 전역에서는 긴장이 고조됐다. 무세베니의 집권 연장을 공식화한 직후, 수도 캄팔라를 중심으로 야권 지지자들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최소 수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와인 후보는 군경이 그의 자택을 급습했다고 주장하며,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 유세에 나섰다. 당국은 그의 체포를 부인했으나, 군중 통제와 탄압적인 조치는 선거 이후의 정치적 긴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무세베니 정권이 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는 과거와 비슷한 경쟁 구도처럼 보이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한 대통령 선출 경쟁을 넘어서 무세베니 이후 정권 내부의 권력 재편과 향후 후계 구도에 대한 역학이 핵심 쟁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정치학자들은 지금의 선거를 무세베니 시대의 말기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단지 승자가 누구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 주변 엘리트들의 생존 경쟁과 통치 체제의 재조정이라는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는 집권당 내부에서 다양한 분파가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권력 이양 및 후계 구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적 폭력, 시민사회 탄압, 그리고 선거 기간 민간 공간의 군사화는 단지 선거의 부정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무세베니 시대 이후의 체제 재구성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긴장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

투표인 명부 투표인 명부

[조준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무세베니 자신이 고령에 이른 상황에서, 그의 후계 구도는 우간다 정치의 중대 변곡점으로 부상했다. 무세베니의 아들 카이네루가바를 비롯한 인사들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관측도 있으며, 이는 향후 집권당 내부 분열 가능성을 시사한다. 세습적 권력 승계에 대한 우려는 우간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민주적 제도 구축을 향한 더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와인 후보처럼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목소리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5년 전 가수 출신 빈민가 영웅이라는 서사로 대통령 후보자로 나섰던 와인은 이번 선거운동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았다.

보비 와인 대선 포스터 보비 와인 대선 포스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왜냐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이 우간다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비전과 공감하지 못하고 수권 능력에 대해 의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와인 후보의 지지세는 캄팔라와 같은 청년층이 많은 도시에만 국한되며, 지방까지 바닥 민심을 넓히지 못하였다. 즉 과거 내전의 트라우마를 겪은 경험과 당장 생계가 급한 우간다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구호는 너무 추상적이었다. 또 반복되는 시위와 탄압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며 반무세베니 정책 이외에는 비전을 보여줄 수 없었던 선거 캠페인이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2기 이후 서방의 시민사회에 대한 대외원조 지원이 삭감된 여파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공식 결과상으로는 패배했으나, 와인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적어도 도시 지역에서는 뚜렷한 변화 요구가 확인됐다. 이는 농촌 기반의 전통적 권력 구조에서 도시와 청년 기반의 정치적 변동 욕구라는 새로운 '정치적 변화의 단층선'이 형성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우간다의 정치 현실은 단순한 장기 집권 이상의 의미를 보여준다. 무세베니 정권은 안정이나 성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동시에 민주적 제도는 체계적으로 약화돼 왔다. 정기적 선거가 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권력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우간다 민주주의의 심각한 한계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2026년 대선은 우간다뿐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민주주의 경로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가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거나 장기 집권 지도자들의 권위가 강화되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동일한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글로벌 민주주의 논쟁의 핵심 주제가 되고 있다.

향후 우간다가 직면한 과제는 명확하다.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개혁, 시민사회의 공적 공간 확대, 그리고 특히 청년층의 정치 참여 활성화가 없다면 안정과 민주주의는 동시에 달성되기 어렵다. 무세베니 시대 이후의 우간다는 이제 선거를 넘어 제도적 변화를 실현할 수 있느냐는 중대한 시험대에 놓여 있다. 이는 단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아프리카 정치가 직면한 보편적 딜레마이기도 하다.

※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조준화 박사

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 선임연구원(창립멤버), 서울대 언어학과 강사, 영국 런던대(SOAS) 정치학 박사, 연세대·한국외국어대 연구교수 및 강사 역임. 아프리카 정치와 개발협력 관련 다수의 논문 및 보고서를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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