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납사도 흔들…석유화학 ‘원료 리스크’ 현실화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호르무즈 막히자 납사도 흔들…석유화학 ‘원료 리스크’ 현실화

한스경제 2026-03-12 07:00:00 신고

호르무즈 해협 앞에서 대기 중인 유조선들./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앞에서 대기 중인 유조선들./ 로이터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 원료 공급망까지 흔들고 있다. 중동산 납사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일부 기업이 제품 공급 조정을 검토하는 등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미 공급 과잉 국면인 석유화학 업황에서 원료 가격 상승까지 겹칠 경우 수익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이란 전쟁 인한 해상 운송 차질에 납사 공급 지연 장기화 조짐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운송 차질이 발생하며 국내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인 납사 공급 일정 지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여천NCC의 경우 일부 고객사에 제품 공급 계약 이행이 일시적으로 지연되거나 조정될 수 있음을 통보하고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원료 조달 차질 대응을 위해 생산설비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납사 가격 역시 빠르게 상승했다. 최근 납사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20%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납사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로 가격 변동이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상 중동산 납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차질을 빚을 경우 원료 조달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 1차 대응은 가동률 조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NCC 설비를 보유한 기업들은 기존 재고와 2월 말 이전 선적 물량을 포함해 약 한 달가량의 납사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생산 설비 가동률을 낮추거나 정기보수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원료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동 외 지역에서 납사를 조달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대응에도 업계 부담은 적지 않다. 석유화학 산업은 이미 글로벌 공급 과잉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에틸렌을 비롯한 주요 기초유분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료 가격이 상승하면 스프레드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원료비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도 부담을 더한다. 설비 가동률을 낮출 경우 고정비 압박도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

영향은 업스트림에 그치지 않는다. NCC에서 생산된 기초유분을 원료로 사용하는 다운스트림 석유화학 업체들도 공급 차질에 직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운스트림 기업은 대규모 저장시설을 갖추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원료 재고를 2~3주 정도만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NCC 가동률이 낮아질 경우 기초유분 공급이 줄며 원료 확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외에서 원료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운송비와 원료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

▲ 기업별 대응 역량 판이해 업계 ‘후폭풍’ 예의주시…“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기업별로는 원료 조달 구조에 따라 영향이 엇갈릴 전망이다. 정유사와 연계된 석유화학 기업은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유사로부터 납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구조를 갖춘 기업은 외부 조달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반면 단독 NCC 업체는 외부 납사 도입 비중이 높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유사 계열 석유화학 기업과 독립 NCC 기업 간 대응력 차이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 역시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도입 물량 상당 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정 수준 원유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약 3~4주 가량은 가동에 큰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시 한국석유공사 국가 비축유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어 단기간 내 정제설비 가동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장기간 제한될 경우 미국이나 서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 원유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원유 프리미엄 확대, 산유국 공식판매가격(OSP) 인상 등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원료 조달 비용이 상승하며 에너지와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비용 압박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가 상승 문제가 아닌 석유화학 산업 공급망 구조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납사 기반 생산 구조와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료 수입 구조가 동시에 노출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쟁 상황과 함께 납사 가격 추이, NCC 가동률 변화, 원료 조달선 다변화 여부 등을 주요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공급 차질은 재고와 가동률 조정으로 대응 가능하지만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원료 조달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라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