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일부 알뜰주유소가 경유 가격을 하루 사이 600원 넘게 올려 논란이 커지자 한국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잇따라 고개를 숙이며 강도 높은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석유공사는 과도한 고가 판매가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산업부는 전국 알뜰주유소 가격 변동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손주석 석유공사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덜고 국내 석유제품 시장의 가격 안정을 뒷받침해야 할 알뜰주유소에서 단기간 급격히 판매가격을 인상한 사례가 일부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공사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알뜰주유소는 지난 5일 경유 가격을 전일 대비 리터당 606원 올려 전국에서 가장 큰 인상 폭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닷새 만에 총 850원을 올린 셈이다. 손 사장은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생활 물가 부담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알뜰주유소 공급가를 추가 인하해 일반 주유소보다 L당 60원 이상 저렴하게 공급해왔으나, 일부 자영 알뜰주유소에서 일탈 행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일일 가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해당 주유소의 급격한 인상을 즉시 포착하고 계도 조치를 했다. 현재 이 주유소는 다시 604원을 인하해 지역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한 상태다. 공사는 해당 주유소 대표와 면담을 갖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당부했다고 전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는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며 해당 주유소를 관리하는 석유공사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즉각적인 사실 확인과 함께 엄정한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모범을 보여야 할 알뜰주유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알뜰’이라는 간판을 믿고 이용해온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 있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당한 가격 인상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는 1천319곳이며, 이 중 석유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자영 알뜰주유소는 395곳이다. 판매 가격은 개별 사업주가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공사는 “관리 책임을 통감한다”며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28일 이후 전국 모든 알뜰주유소의 휘발유·경유 일일 가격 변동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과도한 가격 인상이 확인될 경우 강력한 행정·계약상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농협(NH) 등 알뜰주유소 관리 기관에도 재발 방지책을 철저히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이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알뜰주유소 제도는 2011년 도입됐다. 정유사 중심의 과점 구조를 완화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석유공사와 농협 등이 공동구매로 유류를 싸게 들여와 공급함으로써 주변 주유소의 가격 인상 압력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값싼 주유소’라는 이미지로 소비자 신뢰를 쌓아온 만큼, 이번 고가 판매 논란은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석유공사는 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핵심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고가 판매를 강행한 사실이 한 번이라도 확인되면 즉시 알뜰주유소 계약을 해지하고, 향후 알뜰주유소 사업에 다시 참여할 수 없도록 영구 재진입 제한을 병행한다. 일일 단위 개별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 범위도 넓히고,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손 사장은 “다시 한번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유류비 부담 완화라는 알뜰주유소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와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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