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국세청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내역을 정밀 분석하는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데이터와 블록체인상의 지갑 주소를 결합해 탈루 여부를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9일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내년 과세 시점에 맞춰 개인 납세자의 가상화폐 보유 현황과 거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국세청은 내달 7일부터 제안서를 접수해 9일 개찰을 진행하며 14일 제안서 평가를 거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업체와 함께 향후 8개월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올 11월 통합 테스트와 시범 운영을 마친 뒤 12월 시스템을 정식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한 달간의 시스템 안정화 과정을 거쳐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되는 내년 1월부터는 개인 납세자의 모든 거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이 시스템을 즉각 투입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이번 시스템을 통해 국내외 거래소에서 넘겨받는 거래명세서와 해외 금융계좌 신고 자료뿐 아니라 블록체인상의 실제 거래 기록인 ‘온체인 데이터’까지 결합한 입체적인 분석망을 완성하게 된다. 수집된 자료로 식별한 개인별 지갑 주소를 활용해 최대 5년 동안의 코인 보유 현황과 자금 이동 경로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변칙 증여나 자금 세탁 등 불법 거래를 낱낱이 파헤친다는 구상이다.
국세청은 과거 세 차례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의 내년 시행에 대비해 에어드롭이나 스테이킹 등 다양한 유형의 소득에 대해서도 포괄과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까지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짐에 따라 그간 추적이 어려웠던 개인 간(P2P) 거래나 복잡한 파생 수익까지 촘촘한 과세 그물망에 걸려들 전망이다. 사실상 ‘코인판 NTIS(국세행정시스템)’를 구축해 개인의 자산 변동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해 지방세 포함 22%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하고 손실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 기존 과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시스템을 통해 포착된 방대한 거래 흐름을 개인이 일일이 소명하지 못할 경우 세금 추징과 함께 무거운 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어 형평성 논란과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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