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빈의 유통톡톡] "헌 옷도 돈 된다"···유통가가 중고 패션에 꽂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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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빈의 유통톡톡] "헌 옷도 돈 된다"···유통가가 중고 패션에 꽂힌 사연

여성경제신문 2026-03-11 20:32:12 신고

3줄요약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고, 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유통가 뒷얘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롯데몰 은평점 지하 1층에 국내 최초로 선보인 '무신사 아울렛&유즈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모습 /롯데백화점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롯데몰 은평점 지하 1층에 국내 최초로 선보인 '무신사 아울렛&유즈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모습 /롯데백화점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중고 패션 열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새 옷을 구매하는 대신 중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입던 옷을 다시 판매하는 ‘순환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중고 패션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입니다. 기존에는 개인 간 거래나 의류 재활용 박스로 버려지던 중고 의류를 대형 유통사부터 패션 플랫폼들이 직접 매입하고 재판매하면서 중고 패션 리세일 시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통가 뛰어든 중고패션 리세일···직매입부터 포인트 지급도

대표적으로 무신사가 최근 문을 연 ‘무신사 아울렛 롯데몰 은평점’에서 중고 패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를 국내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제품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던 중고 의류를 매장에서 눈으로 검수한 뒤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개점 후 4일 동안 유즈드 상품에서만 약 2300건의 판매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지난해 8월 온라인부터 먼저 선보인 무신사 유즈드는 무신사가 직접 검수 과정을 거쳐 70여개의 브랜드 A급 중고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로, 최근 3개월 간 거래액이 론칭 직후보다 약 50% 늘었고 판매량은 70% 증가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운영하는 리세일 플랫폼 ‘오엘오(OLO) 릴레이 마켓’은 올해부터 매입 대상을 자사 브랜드에서 타사 브랜드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코오롱스포츠·럭키슈에뜨·시리즈 등 자사 제품 중심에서 약 160여 개 브랜드로 범위를 넓혀 다양한 패션 상품을 매입할 계획입니다. 2022년 리세일 솔루션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와 협업해 시작된 이 서비스는 회수된 의류를 세탁·수선·등급화 과정을 거쳐 신제품 대비 약 60~80% 가격에 재판매하고, 판매자에게는 코오롱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OLO 포인트를 지급해 고객 락인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LF가 지난해 9월 선보인 리세일 서비스 ‘엘리마켓’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엘리마켓은 리세일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와 협업해 의류 수거부터 검수·재판매까지 전 과정을 운영하며, 판매자에게 LF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엘리워드’를 지급합니다. LF의 헤지스·닥스·이자벨마랑 등 약 15개 브랜드를 매입하면서 올해 2월 기준 중고 상품 판매 건수는 지난해 9월보다 약 40배 늘었고 재구매율도 34%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리워드 사용률은 약 73%에 달해 중고 판매가 신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백화점들도 중고 패션 시장을 새로운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이 입지 않는 의류를 반납하면 포인트로 보상해주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납된 의류는 재활용되거나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됩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중고 의류를 반납하면 H포인트를 지급하는 바이백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입지 않는 옷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바꿀 수 있고, 유통사 입장에서는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고객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이지요.

국내 패션 리세일 시장은 3단계로 진화해 왔다. 초기에는 개인 간 거래 중심에서 시작해 당근마켓 등 플랫폼 거래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패션 기업과 유통사가 직접 매입과 재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제미나이

새옷 대신 중고패션···왜 인기일까

전 세계적으로 중고 패션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오는 2030년 36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장률이 연 10%대에 달해 신상품 시장보다 약 3배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지요. 이에 중고 패션 시장을 다소 침체된 패션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는 시각도 나옵니다.

국내 패션 리세일 시장은 3단계로 진화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개인 간 거래 중심에서 시작해 당근마켓 등 플랫폼 거래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패션 기업과 유통사가 직접 매입과 재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거래 플랫폼을 찾아 직접 상품을 등록하거나 구매자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패션업체들이 직접 검수와 세탁, 일부 수선, 가격 책정 등을 맡기 때문에 구매자 입장에서도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리세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패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8~10%를 차지하는 고환경 부담 산업으로 평가됩니다. 의류를 재사용하고 재판매하는 리세일 모델은 폐기물을 줄이는 순환 소비 방식으로 ESG 경영과도 연결됩니다. 동시에 자사몰 포인트 보상을 통해 재구매를 유도하는 고객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LF가 지난해 9월 론칭한 리세일 마켓 ‘엘리마켓(L RE:Market)’이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F
LF가 지난해 9월 론칭한 리세일 마켓 ‘엘리마켓(L RE:Market)’이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F

앞으로도 중고 패션 시장은 더욱 성장할 여지가 큽니다. 이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소비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고물가에 따른 합리적 소비 확산입니다. 패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중고 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인기 브랜드 제품을 절반 수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히지요.

이러한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소비 흐름을 보면 의류 지출의 비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30대 이하 소비자들의 지출 구조는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분야 비중이 각각 3.1%포인트 늘어난 반면, 식료품·음료는 3.9%포인트, 의류·신발은 1.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의류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흐름입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의류·신발’ 항목은 2024년 4분기 기준 115.253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13.127)보다 1.88% 상승했습니다. 기준연도 가격 수준을 100으로 환산하는 CPI 특성을 감안하면 의류 전반의 평균 가격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의류 구매에 투입되는 지출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가격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새 상품 대신 중고 시장에서 브랜드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가 또 다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빈티지 패션 트렌드도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새 옷보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찾는 소비가 늘면서 중고 의류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입는 것보다 희소성 있는 아이템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지요.

여기에 지속가능성 트렌드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의류 산업은 대표적인 환경 부담 산업으로 꼽히는데, 중고 의류 소비는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방식의 친환경 소비로 인식됩니다. 유통기업들이 의류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중고 패션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 옷을 사고 버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사고·팔고·다시 소비하는 ‘패션 순환 경제’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리세일= 소비자가 사용한 상품을 다시 판매해 재사용하는 거래 모델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중고 의류를 수거·검수·재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순환 소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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