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호남선 증편이 시행되면서 증편 차량 일부가 서대전역을 경유하기로 했지만 서대전역 인근 활성화 기대는 요원하다. 호남에서 서대전 경유를 꺼리고 있어서다. 서대전역 경유가 많아지면 충남도 입장에선 논산역과 계룡역 활성화도 꾀할 수 있어 대전시와 공동 대응이란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호남에선 광주-전남 행정통합으로 강력하게 서대전역 경유 반대 목소리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
10일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호남선은 대전조차장에서 서대전역을 들러 전남 목포까지 연결하는 철도노선이다. 충북 청주 오송에서 출발해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광주를 지나 목포까지 이어지는 KTX 전용 호남고속선이 도입되자 서대전역의 침체가 시작됐고 KTX 보편화와 서대전역 활성화라는 대전의 현안이 맞물려 호남선에도 KTX가 다니기 시작했다.
대전시는 침체한 서대전역을 부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했고 수도권으로의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광주시, 전남도도 KTX 호남선 증편을 정부에 요구, 최근 관련 작업이 시작됐다. 연말부터 기존 용산역과 익산역을 오가는 KTX 산천 열차 상행선과 하행선 각 1편씩 총 2편이 광주까지 연장 운행에 돌입했고 장기적으로 별도 예산까지 책정됐다.
호남고속선 등장으로 호남선 수요 감소 등으로 침체한 서대전역 활성화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 호남선보단 호남고속선을 선호하는 데다 호남선도 서대전역 경유를 원치 않는 상황이다. 이들은 우선 호남선 중 이른바 ‘개태사 드리프트’로 불리는 충남 논산~계룡 구간의 급곡선으로 인한 속도 저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정부가 해당 구간을 직선화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완공 시점은 2030년 이후다. 조 단위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사업비 상승에 따른 공기 연장까지 고려하면 호남에서 굳이 논산~계룡 구간을 통한 서대전역 경유를 선호할 리 없다. 연장선으로 급곡선 구간에 따른 소요시간이 길어진다는 점 역시 호남에서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논리로 작용한다. 논산·계룡을 지나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목포에서 서울까지 평균 3시간 15분정도 걸리는데 서대전역 대신 바로 오송을 거치면 2시간 30분 밖에 안 걸린다.
논산역과 계룡역,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대전시가 충남도와 공조해 대응하는 방안이 대두되지만 충남도 입장에선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천안아산역은 물론 공주역 승객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광주시와 전남도는 행정통합이 예정돼 더욱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다. 행정통합 실패가 서대전역 활성화의 발목까지 잡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으나 가장 중요한 건 KTX가 경유하느냐에 있다. 행정통합으로 호남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지역 정치권의 응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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