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강원FC가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에 어울리는 경기를 했다. 그렇지만 결국 축구는 득점을 해야 이기는 스포츠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도의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을 치른 강원이 마치다젤비아에 0-1로 패했다. 1차전 0-0 무승부에 그친 강원은 1, 2차전 합계 0-1로 창단 첫 ACLE 여정을 마쳤다.
이날 강원은 마치다 원정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음에도 패배했다. 강원은 지난 경기처럼 스리백으로 출발했다. 마치다의 위협적인 스리톱과 윙백을 제어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마치다는 이번 경기에서도 강원 골문 근처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 12분에는 에이스인 소마 유키가 부상을 당해 나상호와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교체된 나상호가 마치다에 승리를 안겼다. 나상호는 전반 25분 왼쪽에서 오른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급했다. 강준혁이 낙구지점을 확인하고 걷어내려는데 등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온 나카무라 호타카가 머리를 들이밀어 왼쪽 골문 구석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나카무라의 움직임도 훌륭했지만, 강준혁의 다소 안일한 대처가 아쉬웠다.
정경호 감독은 전반 34분 이승원과 강투지를 불러들이고 김대원과 이유현을 투입하며 4-4-2로 변화를 줬다.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포백 전환 후 강원은 대부분 시간 공격 전개를 통해 마치다 골문을 공략했다. 특히 후반 4분 나온 기회가 결정적이었다. 고영준이 2대1 패스로 상대를 뚫어낸 뒤 어떻게든 건넨 공을 아부달라가 슈팅했는데 수비에 막혔다. 뒤이어 달려온 김대원의 슈팅을 타니 코세이가 쳐냈고, 김대원이 재차 때린 슈팅은 타니의 다리를 맞고 나왔다.
이 장면은 강원의 이번 시즌을 요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원은 공식전 5경기에서 1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적은 거의 없다. 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이었던 상하이하이강과 경기부터 이번 경기까지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은 일관됐고, 그 방법론이 아예 통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울산HD와 K리그 개막전 정도가 강원의 계획이 완전히 꼬인 경기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결정력이다. 공격수들의 전반적인 기량 저하가 한 원인이다. 이날 강원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10차례나 시도했지만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어떻게든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공급하기는 하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아 득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선수들의 결정력만 짚고 넘어갈 수는 없다. 이날 강원은 후반 들어 크로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크로스가 결정적인 기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경기 초반 스리백, 중반 이후 포백으로 변주를 주긴 했지만 전술에 직접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강원의 주 전술은 물론 완성도가 높지만,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올라오지 않으면 파훼하기도 쉽다. 이 점을 고려한 부 전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강원은 잘 싸웠다. 졌어도 방향성에 대한 확신은 얻을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고, 그 점을 마치다는 정확히 공략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에 머물지 않으려면 강원이 위기를 타개할 만한 곁가지 전술들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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