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최근 창립 21주년을 맞아 ‘야놀자 3.0’ 시대를 선언했지만 숙박업소 대상 ‘갑질’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감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 입점업체 쿠폰 12억원 임의 소멸…검찰 수사 착수
11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지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입점 업체가 값을 치른 소비자용 할인쿠폰 비용(약 12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임의로 소멸시킨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입점업체가 ‘내 주변 쿠폰 광고’를 구매하면 ‘선착순 쿠폰’이라는 광고 카테고리에 객실을 노출하고 광고비의 10~25%에 해당하는 쿠폰을 소비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 문제는 계약기간 1개월이 종료되는 경우 쿠폰이 소진되지 않았더라도 미사용 쿠폰을 소멸 처리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이 같은 행위를 문제 삼아 야놀자에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야놀자는 한차례 불복 절차를 거쳤으나 현재 과징금은 납부한 상태다. 또 당시 모텔 업종을 중심으로 판매됐던 광고 상품은 현재 판매가 종료됐다.
다만 올해 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위에 고발 요청권을 행사하면서 검찰이 별도의 수사에 착수했다.
놀유니버스(구 야놀자)는 수사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광고주의 쿠폰 미소진 금액은 전체 발급 금액의 0.94%(12억원)에 불과해 미미하다”며 “이미 과징금을 부과받아 해당 사안은 마무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야놀자 3.0’ 선언 속 플랫폼 기업 책임 논란
공교롭게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야놀자가 창립 21주년을 맞아 ‘야놀자 3.0’ 시대를 선언한 직후다.
야놀자는 그룹의 정체성을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재정립하고 작년부터 AI 기술 확장에 집중해왔다. 테크 분야 개발자, 보안 인력, 프로젝트 매니저(PM) 등을 채용하며 놀, 놀인터파크, 트리플, 인터파크 글로벌 등 보유 플랫폼을 글로벌 AI 기반 서비스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번역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이브 로제타(Eve Rosetta)’를 글로벌 오픈소스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하기도 했다. 해외 여행객이 플랫폼 내 LLM을 활용해 현지인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 역시 호텔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운영 혁신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체질 개선 속에서도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 플랫폼 의존도 높은 숙박업계 '갑질 구조' 지적
야놀자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중소형호텔협회가 제기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작년 중소형호텔협회는 “전국 중소형 숙박업소들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으면 손님 유치가 어려운 구조 속에서 광고비와 쿠폰 비용을 선납했음에도 일방적 갑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며 “일부 업소는 광고비로 월 수백만원, 연간 최대 수천만원을 납부했음에도 수천만원대의 직접적인 손해를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그간 숙박업계에서는 플랫폼 중심 시장 구조에 대한 불만이 컸다. 현재 온라인 숙박 플랫폼 시장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점유율 95% 이상을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숙박업소 관계자는 “광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상위 노출이 어렵다. 매출의 거의 전부를 플랫폼에 의존하는데 수수료만 10~15%에 달한다"며 "손님에게 플랫폼 예약을 취소하고 더 저렴하게 제공할 테니 현금 결제를 요청하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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