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운명이다. 미국 대표팀 운명을 멕시코가 쥐었다.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팀 동료 칼 롤리(미국)과 랜디 아로자레나(멕시코)의 '불화설'도 조명받고 있다.
미국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6-8로 패했다. 5회까지 이탈리아 선발 투수 마이클 로렌젠을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했고, 그사이 뉴욕 메츠 신성 놀란 멕클라인과 라이언 야브로가 홈런 3개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6회 초 수비에서 실책과 폭투까지 범하며 콜드패(7회 기준 10점 차) 위기까지 놓인 미국은 뒤늦게 타선이 득점을 올렸지만 결국 8점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 대회(2023) 일본에 내준 챔피언 트로피를 탈환하기 위해 초호화군단을 구성했다. 베스트 라인업은 MLB 올스타전을 방불케 했고, 2025시즌 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수 타릭 스쿠발과 폴 스킨스도 합류했다. 3차전까지 브라질·영국·멕시코를 이기며 3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브라질과 영국이 '승수 자판기'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조별리그 순위 경쟁이 꼬였다. 미국은 3연승을 거두고도 8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고, 이날 이탈리아에 패하며 '경우의 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3승을 거둔 이탈리아가 현재 2승 1패를 마크한 멕시코와의 11일 4차전에서 패하며 세 국가의 전적이 같아진다. C조에서 한국·대만·호주가 그랬던 것처럼 실점률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미 조별리그 네 경기를 모두 치른 미국은 자력 진출을 할 수 없다. 이탈리아가 멕시코를 이겨 조 2위가 되거나, 멕시코가 이탈리아에 5점 이상 득점해 이기는 걸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야구 종주국'이자 8강 토너먼트 개최국, MLB 슈퍼스타들이 가장 많은 미국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미국 주전 포수 롤리와 멕시코 외야수 아로자레나의 에피소드도 주목받고 있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10일 미국-멕시코전에서 멕시코 2번 타자로 1회 초 타석에 선 아로자레나는 소속팀 시애틀의 동료이기도 한 롤리에게 악수를 건넸지만, 상대가 손을 내밀지 않고 어떤 말을 했다. 미국이 5-3으로 이긴 이 경기 뒤 아로자레나는 격분하며 롤리를 비난했다. 과거 자신이 롤리의 부모님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눈 일화를 소개하며 "그가 감사해야 할 건 훌륭한 부모님을 둔 것이다. 지옥에나 가라"라고 비난했다.
MLB닷컴은 "투수에게 직접 공을 전해주는 포수는 손에 파인 파르를 묻는 걸 피하려 한다. 엄격한 규정 탓이다. 이전에도 타자의 악수를 포수가 거부한 사례가 있었다"라고 했다.
이튿날 MLB닷컴은 아로자레나의 반응을 들을 롤리의 입장을 전했다. 롤리는 "큰 문제가 뉴스거리는 아니다. 나는 랜디를 좋아하고, 그와 멕시코 대표팀 모두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그가 내 팀 동료이고 (소속팀의) 플레이오프였다면 상대 선수에게 같은 태도를 원했을 것이다. 이미 아로자레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얘기를 나눴고, 시애틀로 돌아가면 우리는 가족이자 형제"라고 해명했다. 롤리는 "WBC는 단순한 시범경기가 아니다. 팀 동료와 국가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고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가 미국의 명운을 쥐었다. 멕시코가 5점 이상 다득점으로 이탈리아에 이겨야 미국이 8강전에 올라갈 수 있다.
아로자레나는 아직 롤리의 해명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도 멕시코의 경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아로자레나는 B조 조별리그 3경기에서 9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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