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입' 주시하는 유통가...말 한마디가 곧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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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입' 주시하는 유통가...말 한마디가 곧 신호탄

아주경제 2026-03-11 15:21: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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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2026-03-10 154136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생필품 가격을 잇달아 직접 거론하며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자 유통업계가 대통령 발언을 사실상 정책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이 대통령이 문제 제기에 호응한 기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감사 메시지까지 내놓자 업계는 정부 기조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신규 중저가 생리대를 이달 중 조기 출시하기로 하고 지난 9일부터 대전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갔다. 당초 6월 출시를 검토했지만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이 높다고 지적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제조·유통업계에서는 초저가 생리대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쿠팡은 이 대통령 발언 이후 자체브랜드(PB) 생리대 가격을 29% 낮춰 개당 99원에 판매하는가 하면 가격 인하에 따른 손실도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도 깨끗한나라와 손잡고 개당 181원 수준인 생리대 2종을 오는 14일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 체감 가격을 낮춘 상품을 앞세워 정부의 생활물가 안정 기조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대통령이 생활 밀접 품목 가격을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다이소와 깨끗한나라의 초저가 생리대 출시 소식을 직접 공유하며 "깨끗한나라에 감사하다"고 적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생필품 물가 지적에 이어 정책 방향에 부합한 기업을 직접 거명한 만큼 기업들로서는 향후 가격 정책 등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생활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주요 생필품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곳들이 있다"며 "중저가 상품 개발도 병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빵업계에서도 가격 인하 움직임이 나타났다. 파리바게뜨는 13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11종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빵류는 100~1000원, 케이크는 최대 1만원 인하한다. 뚜레쥬르도 빵과 케이크 등 17종 공급가를 평균 8.2% 낮췄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설탕·전분당 등 가공식품 핵심 원재료 가격 담합 의혹을 겨냥해 제분·제당업계를 압박한 데다 이 대통령도 "설탕값이 16.5% 내렸는데 설탕을 쓰는 상품 가격이 그대로라면 공정위 성과를 업체가 독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이 생리대나 빵에 그치지 않고 다른 생활 필수품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물가 안정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언급한 만큼 향후 생활 밀접 품목 전반으로 가격 안정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기업의 자발적 가격 인하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는 별개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기업이 지나치게 가격을 낮추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인위적인 가격 인하가 계속되면 향후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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