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빅테크 간 경쟁을 피하고 본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사업 정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양사는 각각 클로바 X와 카카오TV 서비스 등을 종료하고 포털, 카카오톡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구현과 운영 효율 측면의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 모두 인공지능(AI) 기업을 표방했지만 지속적인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가 미흡해 결국 관련 서비스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4월 9일 클로바 X 서비스를 종료한다. 클로바 X는 네이버의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X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화형 AI 에이전트로 지난 2023년 8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클로바 X는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한다. 질문으로 검색, 일정표 작성, 모의 면접, 일상적인 대화 등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을 추구해왔다.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경쟁하는 한국형 AI로 불렸다. 하지만 네이버의 결정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대신 네이버는 올해 AI 브리핑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 검색에서는 AI 브리핑 기능을 시범 제공하고 있다. 상반기 내 쇼핑 에이전트와 AI 탭의 출시한다. 클로바 X로 확인한 AI의 가능성을 기존의 검색 기능 강화로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공지를 통해 “클로바 X는 하이퍼클로바 X의 실험실로 일상 속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도전해왔다”며 “이제 더 넓은 산업군에서 하이퍼클로바 X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실험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지난달 열린 2024년 4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도 AI를 기반으로 검색, 광고, 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소버린 AI에서의 지속적인 기회 발굴, 두나무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 웹3 등 미래 성장 동력도 추가하며 글로벌 확장을 위해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카카오TV 서비스를 오는 6월 종료하는 데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PC 게임 채널링 서비스도 중단한다. 다음 중심 사업 구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모양새다.
우선 카카오는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 서비스를 오는 6월 30일 종료한다. 기존 업로드된 영상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백업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신규 채널 생성과 주문형 비디오(VOD) 업로드는 6월1일 중단할 예정이다.
카카오TV는 과거 다음TV팟에서 출발해 2014년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 이후 카카오 플랫폼과 연동되며 현재 형태로 재편된 서비스다. 다만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과 경쟁 속에서 사용자 규모가 좀처럼 확대되지 못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다음 플랫폼에서 제공해 온 PC 게임 채널링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게임 채널링은 직접 퍼블리싱하지 않는 외부 게임을 자사 플랫폼으로 로그인해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다음게임 플랫폼을 통해 일부 PC 게임의 이용자 유입 창구 역할을 해왔다. 채널링이 종료되는 주요 게임에는 로스트사가, 파이널 판타지14, 오디션, 에오스 등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구현과 운영 효율 측면의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의 다음 인수 협약을 체결한 이후 이용률이 과거보다 낮거나 서비스 규모가 크지 않은 사업을 중심으로 정리 작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서 출발한 서비스들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핵심 플랫폼을 카카오톡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사용자 경험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AI를 통한 폭발적인 실적기여는 파트너 생태계가 충분히 확보되고 유의미한 거래량이 톡 내로 유입되는 시점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는 “국내 IT 인터넷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선도적인 AI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가입자를 확보하는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본다”며 “한때 소버린 AI를 외치며 국내 AI 대표 기업으로 선도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지속적인 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가 미흡했고, 거기에 충분한 기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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