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연택 기자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저금리 주담대를 활용해 집을 산 차주 상당수가 올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았다. 당시 주담대는 5년 고정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상품이 일반적이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규 취급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2.838%였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2021년 당시 '부동산 불패' 기대감 속에서 영끌 대출로 아파트를 매수했다. 그는 연 2% 중반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두 달 뒤 변동금리 전환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씨는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국제 정세까지 불안해지면서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며 "현재 이자만 100만원대를 납입하고 있는데 앞으로 월 상환액이 얼마나 늘어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대출 상환이 빠듯해도 집값이 올라 버틸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집값 하락 분위기까지 나오고 있어 매도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금리 흐름도 이미 상승세다. 5대 시중은행 금융채 5년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현재 연 4.16~6.76% 수준으로, 최근 일주일 새 0.1~0.3%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대출 상담사 A씨는 "5년 전 고정금리(5년 혼합형) 상품을 이용한 차주들의 경우 당시 적용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금리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5년 전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져 상환 부담이 커진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해 주담대 금리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강남 3구·용산 집값 '하락 전환'
집값 하락 흐름도 영끌 차주들의 매도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필두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3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9%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한 달 전 0.27%와 비교해 3배 줄었다. 특히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 3구와 용산구는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넷째 주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0.06%에서 일주일 새 -0.07%로 하락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02%에서 -0.01%, 송파구 -0.03%에서 -0.09%, 용산구는 -0.01%에서 -0.05%를 기록하며 연속 하락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 주택 지역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이 늘면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남·서초·송파·용산 아파트 가격이 최근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상승폭이 둔화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 "금리 하락 기대 어려워"···영끌 차주 매도 압력↑
물가 상승 압력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겹치면서, 단기 금리 하락은 어려운 상황이다.
송 대표는 "2021년 2~3%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은 금리 재산정 시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금리는 급격한 상승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뒤 완만하게 하락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는 한국 기준금리가 약 2.25% 수준까지 소폭 인하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가계부채 관리와 글로벌 금리 변수 등을 고려하면 빠른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4% 중후반대 금리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가산금리 등이 반영돼 결정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낮아지기는 쉽지 않다"며 "정부가 대출 금리를 낮출 경우 자칫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대출 금리가 낮아지기보다는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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