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선언한 이른바 ‘절윤(절연 윤석열) 결의문’을 채택한 가운데, 이 과정이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 기획됐다는 의혹에 대해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가 결의문 논의에 미리 관여했고, 이를 알고 있었기에 의원총회에서 침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실제로는 장 대표가 끝까지 ‘윤 어게인(윤석열 복귀 지지)’ 세력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일 경기 남양주시에서 있었던 지도부 만찬 회동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당시 회동에는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 최고위원 등 지도부 8인이 참석해 5시간가량 지방선거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날 회동에서 ‘절윤 결의안’이 사전 논의됐고 장 대표가 이를 용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남양주 소주 회동’에서 의원총회 결의안이 사전 논의됐고, 장 대표가 이를 이미 알고 있어 의원총회에서 침묵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에 따르면 당시 회동 분위기는 오히려 장 대표가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6일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인) 그날 대화의 핵심은 당의 전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였다”며 “저와 장 대표를 제외한 모든 분은 ‘윤 어게인’이 현행법상 불가능한 대통령 복직을 주장하는 세력이라는 우려를 표하며 절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윤 어게인’ 세력을 단순한 맹목적 지지층이 아닌 포용해야 할 대상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 대표와 저는 윤 어게인 다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하고 이재명 정권을 견제하려는 많은 청년과 국민의 목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즉각적인 절연 대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다른 참석자들의 결론은 지금 선거를 앞두고 그 프레임을 바로잡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그날 장 대표는 ‘2~3주만 시간을 주세요. 그동안 아무 변화가 없으면 제가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리겠습니다’라고 여러 차례 읍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 등록 거부라는 배수진을 치고, 장 대표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 짜여진 각본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 자리에서 ‘결의안’이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에 관한 언급도 없었다. 그날의 대화가 누군가에 의해 완벽히 왜곡돼 장 대표를 궁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이 ‘절윤 선언’ 이후 장 대표를 향해 쏟아지는 강성 보수 지지층의 비난을 진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튜버 전한길씨 등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장 대표의 침묵을 ‘배신’으로 규정하고 탈당을 언급하자, 장 대표가 사실은 끝까지 윤 어게인을 지키려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해명은 역설적으로 채택된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문이 지도부 간의 화학적 결합이 아닌, 선거를 앞둔 의원들의 압박에 장 대표가 밀려난 결과임을 방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지만, 장 대표 등 지도부 핵심 인사들이 기존 강성 지지층을 포용하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향후 선거 국면에서 당 노선을 둘러싼 내홍이 재점화될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일정 부분 거리를 뒀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지방발전 영입인재 환영식 후 기자들과 만나 “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의총에서 밝힌 우리 입장이 마지막 입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논의가 있었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를 세세하게 말하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것은 그날 107명 전원의 이름으로 밝힌 입장이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로서 어느 부분에 얼마만큼 수용하고 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선 고민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당대표로서 곧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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