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완전한 항복'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장기전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유가가 치솟으며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자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대이란 군사작전 종료 시점을 "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대통령이 판단할 때"라고 밝히면서 미국이 일정 수준의 군사적 성과를 확보한 뒤 '승리'를 선언하며 작전을 마무리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 "이란전, 트럼프가 '군사목표 완전 달성' 판단시 종료"
백악관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대이란 군사작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이란 군사작전 종료 시점에 대해 "궁극적으로 작전은 최고사령관(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목표가 완전히 달성되었다고 판단할 때, 그리고 이란이 자신들의 선언 여부와 무관하게 완전하고 무조건적 항복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때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명시적 항복 선언을 종전의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란이 항복하지 않고 저항을 이어가더라도 미국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하면 전쟁을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전쟁 조기 종결 의지를 뒷받침하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이란이 무조건 항복할 위치에 있다고 말할 때, 이란 정권이 그렇게 선언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이 의미하는 바는, 이란의 위협이 더 이상 자국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탄도미사일 전력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공허한 위협(empty threat)을 할 수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행동이 없다면 공허한 위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해 더 이상 신뢰할 만한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않을 때 이란이 무조건 항복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열하루째인 대이란 군사작전 상황과 관련,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다"며 "작전 개시 이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90% 이상 감소했고 드론 공격도 약 85% 줄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와 관련해선 "대통령과 에너지팀은 시장을 면밀히 중시하며 업계 리더들과 협의 중이며, 미군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추가 대응 옵션을 마련 중"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지만, 대통령은 이를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의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이번 작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방어를 위해 러시아 등에 대한 추가 석유 제재 해제가 있을지에 대해선 "오늘 새롭게 제재 해제를 발표할 것은 없다"며 행정부 관계자들이 논의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美국방 "오늘 가장 격렬한 공습할것…이란, 처참히 패배"
같은 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이란에 대한 최대 규모 공습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란은 고립됐으며 '장대한 분노' 작전 열흘 차에 처참히 패배하고 있다"며 (현지시간)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또 다시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은 전투기와 폭격기, 가장 많은 공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미군의 군사작전 목표가 이란의 미사일 비축분·발사대와 방위산업 기반 및 미사일 제조 능력 파괴, 해군 파괴, 핵무기 보유의 영구적 차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개전 시점에 비해 90%, 자폭드론 공격은 83% 감소했으며, 50척 이상의 이란 함정이 지난 열흘 동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적이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타임라인에 따라, 우리의 선택에 따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작전 기간에 대해선 "처음부터 이것이 얼마나 걸릴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궁극적으로 그 목표들의 최종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것은 끝없는 전쟁이 아니다. 이것은 오래 끌 전쟁이 아니다"라며 "언론이 '전쟁 확대', '전쟁 확산'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실제로는 상당히 제한된 상태"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 이스라엘에 이란 에너지시설 타격 자제 요청"
이란 수용 여부·이스라엘 입장 변수…이란과 휴전·핵 합의 시나리오도 거론
당초 '이란의 완전한 항복'을 목표로 제시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목표를 변경한 것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 우려가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는 한때 100달러를 웃돌면서 전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이란 내 석유 및 에너지 시설을 추가로 공격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10일 이스라엘 채널 12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이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 수뇌부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달했다.
방송은 이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 이란 민심의 이반 및 정권 결집 우려 ▲ 전후 이란 정권과의 에너지 협력 구상 ▲ 걸프 지역 에너지 위기 및 경제 공황 우려 등을 이유로 이런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궁극적으로 이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믿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료 후 새 이란 정부와 석유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이란이 에너지 시설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지역 전체의 석유·에너지 인프라에 대규모 공습을 가할 가능성을 미국이 경계하고 있으며, 이것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측 판단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방송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시설 타격을 이란이 먼저 걸프 지역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란 종전을 위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트럼프의 승리 선언과 철수'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능력이 충분히 약화했다고 판단하고, 이란의 근본적 정치 상황이 해결됐는지와 상관 없이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아울러 이란 정권과 핵 프로그램 관련 합의와 함께, 휴전에 합의하는 방안도 시나리오의 하나로 거론했다.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더라도 실제 상황이 곧바로 안정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란의 새 지도부가 강경 노선을 이어가며 미국의 전쟁 종료 선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를 이어가고, 중동내 미군기지 등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한편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긴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이날 온라인 플랫폼 서브스택에 올린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이란전을 끝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테헤란(이란)도 결정권을 가진다"며 "그들이 전쟁이 끝났다고 동의할 것이란 징후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테헤란은 조기 휴전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군 재무장과 이란 재공격의 시간을 줄 뿐이라고 우려하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물론 이란도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도 않고, 감당할 수도 없다"며 이란이 휴전을 수락하기 위해 제재 완화 등의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함께 이란을 공격 중인 이스라엘의 입장도 변수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더 많은 놀랄 일이 있을 것"이라며 이란 전쟁 지속 의지를 밝히며 미국과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란의 군사적 능력 약화에 더 집중하는 미국과 달리 이스라엘은 이란의 성직자 정권을 영구적으로 약화하길 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성과를 근거로 조기 종전을 선언할지, 아니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대응을 고려해 군사 압박을 이어갈지가 향후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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