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 그룹이 새로운 중장기 전략 '퓨처레디(futuREady)'를 공개하며 향후 10년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단순한 신차 계획을 넘어 전동화 전환, 글로벌 시장 확장,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복합 전략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전략은 기존 구조개혁 프로그램인 르놀루션 이후의 다음 단계 성격이 강하다. 비용 구조 개선과 브랜드 정비로 체질을 바꿨다면, 이제는 전동화와 글로벌 확장을 통해 성장 궤도에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르노 그룹은 2021년 이후 르놀루션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 개편과 수익성 회복에 집중해 왔다. 플랫폼 효율화와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비용 구조를 정리했고, 전동화 준비도 병행했다.
이번 퓨처레디 전략은 이러한 구조 개편의 성과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룹은 2030년까지 총 36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다시아와 알핀 등 그룹 내 주요 브랜드가 모두 포함된다. 동시에 매출 대비 5~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연간 15억 유로 이상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겠다는 재무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전동화 투자 확대 속에서도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전략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전동화 접근 방식이다. 르노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동시에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많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 중심 전략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르노는 하이브리드 기술인 E-Tech 하이브리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가능성을 고려한 현실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가격 부담 문제를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르노는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인 RGEV Medium 2.0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B+에서 D 세그먼트까지 대응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로, 800V 전압 기반 초고속 충전과 확장된 주행거리 등을 특징으로 한다.
플랫폼 범용성을 높여 개발 비용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르노 브랜드는 2030년까지 연간 2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을 유럽 외 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유럽 중심이었던 판매 구조를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르노는 이를 위해 한국, 인도, 모로코, 터키, 라틴아메리카 등 5개 지역을 핵심 생산·판매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생산 비용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동시에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미 공개된 글로벌 전략인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을 통해 신흥 시장 중심의 신차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카디안', '더스터', '그랑 콜레오스' 등 글로벌 전략 모델에 이어 2030년까지 14종의 신차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트너십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자동차 기업 지리 그룹과의 협력 관계는 향후 신흥 시장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기술을 공동 활용하면 개발 비용을 줄이면서도 시장 맞춤형 차량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퓨처레디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전기차 확대가 아니라 수익성·전동화·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고려한 균형 전략이라는 점이다.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르노가 선택한 현실적인 대응 전략으로 평가된다.
또한 플랫폼 통합과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개발 비용을 줄이면서도 신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점도 특징이다.
결국 이번 전략은 구조 개혁 이후 르노가 '수익성 중심 체질'에서 '성장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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