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협력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인 릴리게이트웨이랩스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며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사는 10일 국내 유망 바이오텍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릴리게이트웨이랩스의 신규 거점은 2027년 준공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스타트업 육성 공간 씨랩 아웃사이드 내부에 자리를 잡는다. 글로벌 제약사가 운영하는 전문 육성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과 손을 잡고 한국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는 결정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기록됐다.
릴리게이트웨이랩스는 2019년 릴리가 우수 바이오 기술을 가진 신생 기업을 선발해 지원하고자 출범시킨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사무 공간과 실험 시설 제공을 넘어 연구개발 협력과 전문가 멘토링, 직접 투자 및 외부 투자 유치 지원까지 신생 기업 성장의 전 과정을 돕는다. 릴리게이트웨이랩스를 거쳐 간 입주사들은 현재까지 30억 달러(약 4조 4121억 원)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들이 추진 중인 신약 개발 프로그램만 50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에 조성 중인 씨랩 아웃사이드는 지상 5층, 연면적 1만 2000제곱미터 규모로 건립된다.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릴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곳에 입주할 30개 기업을 공동으로 선발하고 육성할 방침이다. 단순한 공간 대여를 넘어 양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 역량을 결합해 국내 바이오텍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릴리게이트웨이랩스는 초기 단계 바이오텍이 직면하는 데스밸리(Death Valley, 신생 기업이 자금 조달과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도산 위기)를 극복하도록 돕는 데 특화되어 있다. 릴리 연구진이 직접 기술적 조언을 제공하고 글로벌 임상 설계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한국 거점 설립은 국내 연구자들이 언어와 문화적 장벽 없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현장에서 경험할 기회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통해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을 넘어 유망 기술 발굴까지 아우르는 바이오 생태계 전 주기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 아웃사이드는 2018년 삼성전자에서 시작해 금융 분야를 거쳐 이번 협약을 통해 바이오산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설 건립 외에도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와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 산학협력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병행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협력해 산업 육성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의 전문성을 국내 기업들이 흡수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기적인 상생 협력 모델을 확산시켜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줄리 길모어 릴리게이트웨이랩스 대표 역시 한국을 우수한 과학 인재가 집중된 혁신의 중심지로 평가하며 이번 거점 설립이 글로벌 확장 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이번 협력이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지리적 이점과 삼성의 제조 역량, 릴리의 신약 개발 노하우가 결합되면서 해외 자본 유입과 고급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바이오텍들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직접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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