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대응을 위해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일 공개한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적 지표와 투자 계획, 자사주 운용 계획, 임직원 보수 현황 등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투자와 생산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총 37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2024년 대비 약 7.8% 증가한 규모로, 하루 평균 약 1000억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투자한 셈이다.
대규모 투자는 AI 시장 확대에 따른 차세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DR5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 투자도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업 분야에 총 52조7000억원을 집행하며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를 5조원 이상 늘렸다. 특히 경기 기흥 캠퍼스에 건설 중인 최첨단 연구개발 복합단지 'NRD-K' 등 미래 생산 기반 구축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대응 전략도 사업보고서에 담겼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며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나섰다. HBM4에는 최선단 공정인 1c D램(10나노급 6세대)이 적용돼 양산 초기부터 안정적인 수율과 높은 성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로직,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자체 파운드리 공정과 HBM 설계 간 협업을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글로벌 고객사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에는 기존 애플과 통신사 등과 함께 알파벳(Alphabet)이 새롭게 포함됐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자사주 8700만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2025년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1억543만주로, 이번 소각 규모는 10일 종가 기준 약 16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4년 11월 총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올해 2월에는 1차 매입분인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바 있다.
임직원 보상 체계에도 주식 기반 보상이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성과 인센티브(OPI)의 일부를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옵션을 임원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데 이어 올해부터 전 임직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영향으로 직원 보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5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800만원(21.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과조건부 주식(PSU) 제도도 도입했다. 약 13만명 임직원에게 총 3529만주(1인당 평균 275주)를 지급하기로 약정했으며 실제 지급 여부와 규모는 2028년까지 주가 상승률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고용 규모 역시 국내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12만8881명으로 집계됐으며 평균 근속연수는 13.7년으로 늘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6만명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3월 10일부터 2026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삼성은 주요 기업들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가운데서도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공헌과 협력사 상생 활동도 이어졌다. 임직원 기부금과 회사 매칭으로 운영되는 사회공헌 기금은 지난해 113억8000만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기금은 청소년 교육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 경상·울산 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18억5,0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으며, DS부문은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총 489억원 규모 우수협력사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기술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며 AI 반도체 시장 대응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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