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위원장 박석운)가 10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사회대개혁위원회 1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긴급 실행 과제 20개를 발표했다.
사회대개혁위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정부의 '통합과 참여의 정치 실현' 국정 과제의 일환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정부 간의 거버넌스 기구로 꾸려졌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보다, 시민사회와 여러 정당과의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개혁 과제를 발굴하는 취지다.
지난 3개월 간 50여 차례 회의를 이어 온 사회대개혁위는 현재 정부 정책에 즉각 반영이 필요한 긴급 실행 과제 20개, 중장기적인 개혁과제 131개,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숙의 과제 39개 등 총 194개의 사회대개혁 과제를 선정했다. 이날 1차 보고에선 긴급 실행과제를 시민들에게 먼저 발표했다. 나머지 중장기 과제와 숙의과제는 향후 이어질 2·3차 보고대회 때 발표할 예정이다.
20개 긴급 과제 중 민생, 노동, 기후, 인권 등 각 분야에서 시민들의 삶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4가지 현장 밀착 과제를 정리했다.
전세 사기, 회복 먼저
사회대개혁위는 '선구제 후회수' 원칙이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방향성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2023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들의 피해를 지원하는 특별법이 제정됐으나, 구제 대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현재까지도 이어졌다.
위원회는 피해 금액의 최소 50%까지 국가 재정으로 선지원하자고 밝혔다. 최우선변제금, 경매 배당금 및 이미 지원된 공공주거 지원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전세사기 피해 실태 조사 결과 경·공매가 종료된 6130건의 평균 보증금 회수 비율은 46.7%가량이었다.
또한 막대한 전세 대출 이자 수익을 올린 5대 시중은행과 3대 인터넷은행엔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상생기금 출연을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8개 은행은 2020~2024년 간 23조 7000여억 원의 전세 대출 이자수익을 벌었다. 사회대개혁위는 "이 이자 수익의 3%를 출연할 시 6000여억 원의 재원이 마련된다"며 "상생기금은 피해자 지원과 피해 예방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세 사기로 기소된 가해자의 범죄 수익은 몰수해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을 몰수해 피해자를 지원하는 특례법이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준용할 수 있다"며 "국세청과 공조를 통한 세무조사 등 적극적인 행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동법 밖 노동자 없게
위원회는 현재 5인 미만이 근무하는 사업장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를 전면 적용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년 8월 기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392만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약 17.7%를 차지한다.
위원회는 이를 위해 먼저 시행령을 개정해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해고, 연장노동 제한, 연차휴가, 모성보호(육아휴직 등) 등의 사안에서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고, 2년 후에 근로기준법 11조를 '1인 이상 사업장 전면 적용'으로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소방청이 산불 진화를
위원회는 기후 위기와 관련해선 지난해 초대형 산불 재난의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산불 진화 지휘권을 소방청장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산불진화헬기 등의 운용을 효율적으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또 산불, 산사태 등에 취약한 산림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벌목 중심의 숲가꾸기와 임도 증설, 침엽수 심기 등의 산림정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산림청은 지난해 3월 경북·의성 초대형 산불 원인을 '기후변화, 강풍'(불가항력)으로 제시했으나, 같은 기후대인 일본과 중국은 산불이 오히려 감소했다"며 "일부 분석 결과, 초기 대응실패, 잘못된 산림정책과 (산림청, 소방청으로) 이원화된 진화체계가 초대형 산불 핵심 원인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를 위해 "전국 240개 소방서 및 3600여 개 의용소방대 9만 2000명을 지역 전담 방어 주력으로 활용하고, 전국 15개 소방학교·소방교육대를 거점으로 봄철 산불 교육훈련하고 약 16만 명의 소방 인력을 산불 초기에 신속히 투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부처 간 이견이 예상되는 문제와 관련해 위원회는 "대형 산불 확산 원인 규명, 피해 복구 체계 점검 등 기존 산림사업 타당성 조사를 독립적·통합적으로 수행할 범정부 기구를 대통령실 산하에 구성하자"며 "산림조합, 사업자, 이해관계자 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민' 장애인 보장
위원회는 장애인이 헌법상 보편적 기본권인 선거권조차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참정권 보장을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장애인 유권자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투표소를 1층에 설치하거나, 승강기·경사로 등이 있는 곳에 투표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기표소 접근성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발달장애인, 문맹 시민, 외국인 등의 선거권을 위해 현재 시각장애인에만 지원되는 특수투표용지와 보조용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발달장애인 등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Plain Language)'를 도입해 읽기 쉬운 공보물 제작을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쉬운 언어는 북미, 유럽 등 일부 국가가 활용하는 제도로, 공공기관의 모든 문서를 쉽게 간결하게 쓰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추가 조치로 범정부 장애인 거버넌스기구(국가장애인회의)를 설치하고, 정부 부처의 장애인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사회대개혁위원회가 10일 1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한 긴급 실행 과제 20개.
정치·민주 분과(1분과) 긴급실행과제
△ 대표성과 비례성, 다양성을 위한 지방선거제도 개혁
△ 원포인트 개헌 실시 및 국민참여 개헌 절차 마련
△ 언론장악 진상규명 특별법
△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 검찰 수사권 완전폐지와 형사·사법절차 민주화
경제·민생 분과(2분과) 긴급실행과제
△ 전세사기 피해자 신속구제
△ 쿠팡 등 온라인플렛폼기업 갑질 방지 제도 마련
△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 수입농산물 관리 민관협의체 구성
△ 노점단속 특별사법경찰 제도 폐지 및 협의형 관리체계 전환
경제·민생 분과(2분과) 긴급현안 해결 TF과제
△ 홈플러스 사태 해결
△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비정규직노동자, 소속기관 정 규직 전환
사회·교육·인권 분과(3분과) 긴급실행과제
△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TF 운영
△ 통합돌봄 이행 재점검 및 작동체계 보완
△ 장애시민의 참정권 침해 해소와 개혁
△ 청년 고용평등·권리보장 실현을 위한 긴급 대책
△ 계절노동자 전문기관에 민간 허용 중단 및 양구 인신 매매피해자 긴급 구제(TF)
기후·평화·역사 분과(4분과) 긴급실행과제
△ 2026년 봄철 대형산불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종합 대책
△ 접경 지역 주민 안전
△ ‘역사정의회복위원회(가칭)’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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