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는 AI를 사용하지 않아요. 한 땀 한 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10일 디즈니·픽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호퍼스’의 존 코디 김 스토리 슈퍼바이저와 조성연 라이팅 아티스트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4일 개봉한 ‘호퍼스’는 사람의 의식을 동물 로봇에 담는 ‘호핑’ 기술을 통해 로봇 비버가 된 소녀 메이블이 놀라움 가득한 동물 세계에 잠입해 예상치 못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21년 ‘호퍼스’의 개발 초기 단계에 스토리 아티스트로 합류한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영화 전체적인 줄거리 구상과 캐릭터 개발에 참여했다.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호퍼스’가 다니엘 총감독이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 같은 요소를 섞어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더해졌다”며 “야생에서 동물들이 함께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상상도 이야기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메이블이 초반부 ‘민폐 캐릭터’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일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존 코디 김 슈퍼바이저는 “영화 초반 메이블이 학교에서 동물들을 구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 원래는 없던 장면이었다”며 “테스트 시사를 진행했을 때 많은 관객들이 메이블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싸우는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이블이 왜 동물들을 보호하고 싶어 하는지, 자연을 지키려 하는지 관객을 설득해야 했어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친구들이 동물을 괴롭히는 상황에서 메이블이 이를 구하는 장면을 결국 추가했죠.”
조성연 아티스트는 비버가 납치되는 초반 장면과 숲속 공터 장면, 비버 메이블과 나무가 등장하는 장면 등에서 빛과 그림자 표현을 통해 분위기를 연출 해내는 역할을 담당했다.
조성연 아티스트는 “‘호퍼스’에는 동물들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털이 많으면 라이팅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속에서 더 귀엽게 보이도록 실제 동물의 털보다는 인형 털 같은 질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들끼리 대화할 때는 흰자가 많이 보이도록 표현하고, 동물과 인간이 대화할 때는 동물의 흰자가 보이지 않도록 차별을 뒀어요. 눈빛에 중심을 두고 표현하려 했죠.”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애니메이션 업계 전문가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성연 아티스트는 “걱정도 많고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픽사 같은 경우에는 작품에 정성을 정말 많이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어떤 회사는 사람의 동작을 촬영해 모션 캡처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픽사는 하나하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AI가 활용된다면 반복적인 작업 등에서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픽사는 모든 애니메이션을 손으로 그리는 것을 강점으로 생각하는 회사죠. 우리가 정성과 장인 정신을 잃지 않는다면 AI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조성연 아티스트는 영화관이 줄 수 있는 규모의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많은 동물들이 함께 춤추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다 같이 웃는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꼭 큰 극장에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물들이 한 번에 등장하는데, 그 모든 동물은 브러시 하나하나를 조절해 만든 하나의 작품이에요. TV가 발달하긴 했지만 그 웅장함은 극장에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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