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냐 아지랭이냐. 우리말 지식을 다루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근에 낸 표준어 고르기 문제다. 아지랑이라고 즉각 답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면 열이면 아홉 표준어 원칙을 몰라서일 것이다. 'ㅣ(이)' 모음 역행 동화 현상이 일어난 말들은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지랭이가 표준어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다.
ㅣ 모음 역행 동화가 뭔가. 뒤에 있는 ㅣ 모음 영향으로 앞말에 ㅣ가 보태지는 현상이다. 아지랑이(이하 괄호안 표준어 불인정, 아지랭이)로 보면 끝말 '이'가 앞에 있는 '랑'에 덧붙어 랑을 '랭'으로 만든다. 같은 예는 꽤 많다. 아비는 표준어지만 애비는 표준어가 아니다. 어미를 에미라고도 하지만 에미는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한다. 오라비 역시 오래비라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라비만 표준어다. 창피하다(챙피하다), 지팡이(지팽이), 방망이(방맹이)도 익숙한 낱말이다.
예외는 있다. 신출나기, 풋나기는 어색하므로 신출내기, 풋내기를 표준어로 삼았다. 여간내기, 보통내기, 새내기 같은 말에서도 '-나기'가 아니라 '-내기'가 표준어다. 소리 내 읽어보라. 여간나기, 보통나기, 새나기…. 어색하잖은가. 이들 예와 달리 '-장이'와 '-쟁이'가 붙은 낱말은 둘 각각 다른 뜻을 보이며 다 표준어로 인정받는다. 칠장이, 유기장이, 미장이, 간판장이, 양복장이처럼 -장이는 기술자를 뜻하는 말에 붙고 고집쟁이, 떼쟁이, 멋쟁이와 같이 -쟁이는 그 밖의 말에 붙는다. 다만, 관상쟁이 그림쟁이 이발쟁이 등에 쓰인 -쟁이는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한국어 어문 규범, 한글 맞춤법 - https://korean.go.kr/kornorms/regltn/regltnView.do?regltn_code=0001®ltn_no=714#a714
2.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ㅣ모음역행동화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13818&pageIndex=1
3. 표준국어대사전
4.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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