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韓재판 증인 출석…"총재도 '조건없이 맞이' 메시지 보내"
통일교 "윤영호 회유한 사실 없어…반대 신문 통해 바로잡을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작년 9월 구속심사를 받을 무렵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게 교단에 복권해줄 테니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나왔다.
윤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증인 신문을 시작하기 전 실체적 진실에 대한 내용을 한 가지만 먼저 말하겠다"며 "2025년 9월 7∼20일 한 총재로부터 몇 차례 메시지가 왔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한 총재가 "난 결코 너를 버린 적이 없다", "가정연합(통일교)의 꼬리 자르기는 잘못된 것",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돌아와 준다면 조건 없이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한 총재 측에서 '총재의 범행 지시는 없었다', '한 총재가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지시는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자술서를 써주면 윤 전 본부장 배우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한편 교단에서 제명된 윤 전 본부장을 복권해주고, 변호사 비용을 비롯한 재정적 지원도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9월에 있었던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제 의견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강요와 회유가 있었다고 본다"며 "단순히 한 총재의 변론 전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선 실제 한 총재의 의중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금품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작년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받을 당시 "모든 행동은 총재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진술해 수사가 교단 윗선으로 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통일교는 사건 이후 윤 전 본부장을 교단에서 축출하고 그의 배우자이자 세계본부 재정국장을 지낸 이모 씨를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법정에서 나온 윤 전 본부장의 폭로성 발언에 대해 통일교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통해 "총재님께서는 윤 전 본부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한 사실이 없다"며 "윤 전 본부장의 잘못된 주장은 반대 신문을 통해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작년 10월 구속기소 됐다.
같은 해 3∼4월께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천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 2022년 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받는다.
통일교 측은 한 총재가 받는 혐의에 대해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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