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 안정"이라며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하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과 주식거래 증가로 국세 수입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어서 추경 재원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 중 벚꽃 추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李 "추가 금융·재정 지원 속도감 있게…기존 예산으로 부족"
구윤철 "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 안정"이라며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 긴장이 심화하면서 에너지 수급, 해운 물류, 금융시장 등 세계 경제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외부 충격이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과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해 추가적인 금융 재정 지원도 속도감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유류세 인하를 일률적으로 하기보다는 취약계층 직접 지원 등으로 차등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소비자 직접 지원을 하려면 추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이나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 해도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기존에 있는 예산 가지고는 아마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 같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 재원과 관련해서는 "작년에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측한 것보다 세수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과세수 세입경정을 통한 재원 마련을 시사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존 예산을 최대한 쓰고, 필요하다면 (추경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재원도 있고, 거래세도 늘어서 국채 발행 없이 (추경 편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월 국세 53조 걷혀, 작년보다 13%↑…부동산·주식거래 증가
구윤철 부총리의 말처럼 올해들어 국세 수입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국세 수입은 52조9천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6조2천억원(13.4%) 증가했다.
덕분에 1월 진도율은 13.5%로 최근 5년 평균 1월 진도율(12.5%)보다 1%포인트(p) 높았다.
국세 수입 증가는 부동산 거래와 주식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3천억원 늘었고 증권거래세는 코스닥 거래대금이 늘며 2천억원 증가했다. 또, 코스피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농어촌특별세도 3천억원 늘었다.
올해도 증시 활황이 이어지고 있고 증권거래세율이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세수 증대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예산상 올해 증권거래세는 작년 실적보다 2조원 늘어난 5조4천억원이다.
여기에 올해 반도체 업황이 작년 수준을 넘을 것으로 전망돼 법인세 수입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은 2조8427억원으로 전년 1조630억원보다 1조7797억원(167.4%) 증가했고,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5조6280억원으로 전년 2813억원에서 5조3467억원(1900.4%)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납부액은 8조4707억원으로 전년 1조3443억원 대비 7조1264억원(530.1%)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법인세 납부액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세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유류비 부담 경감에 초점…문화·예술인 지원 가능성도
與, 예결위원장에 진성준 추천하며 준비 착수
추경이 이뤄진다면 '유류비 부담 경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안정을 위해 석유 판매가격 최고액 지정과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유류비 직접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추경 가능성을 거론하며 문화·예술인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슷한 시기 지방정부 체납관리단 인력 확충, 창업 오디션 프로젝트 등을 거론하면서도 추경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벚꽃 추경'을 공식화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공석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진성준 의원을 추천하고 예산 심사 준비에 착수했다.
예결위 컨트롤타워가 부재할 경우 정부의 추경안이 조속히 마련되더라도 예산 심사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수석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추천해 선출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지난해 당 정책위의장으로서 7월 통과된 약 32조원 규모의 현 정부 첫 추경 편성 작업을 이끈바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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