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중단하면 징역’ 개정안에 의료계 “法으로 통제시 필수의료 기피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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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중단하면 징역’ 개정안에 의료계 “法으로 통제시 필수의료 기피 심화” 우려

투데이코리아 2026-03-10 18:20: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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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의료계 전반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의료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 의료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응급의료와 중환자 치료, 분만, 수술, 투석, 마취, 영상검사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행위를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정지·폐지하거나 방해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개정안을 두고 현행 노동조합법상 공중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하고 쟁의행위를 제한하고 있지만, 의료계 집단사직이나 휴진 등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발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를 두고 의료인을 국가가 직접 통제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노동조합법의 필수유지업무 개념을 의료인 개인에게 직접 적용하려는 것으로 사실상 국가가 의사에게 의료행위를 강제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은 강제노역 금지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특정 직업군에게 국가가 업무 수행을 강제하고, 이를 거부하면 형사 처벌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은 의사의 집단적 행동이 아니라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와 낮은 보상 구조 등 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법으로 묶어두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해당 법안을 강하게 비판하며 폐기를 촉구했다.

대전협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른바 ‘진료공백 방지법’은 의료 인력을 강제로 동원하겠다는 발상으로, 이미 드러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인 개인에게 떠넘기려는 시도에 가깝다”며 “원인을 외면한 채 의사들을 법으로 압박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미래 의료를 책임질 수련 과정에 있는 인력”이라며 “젊은 의사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한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역시 법안의 실효성과 법적 문제를 지적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행 의료법에도 업무개시명령 등을 통해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이미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별도의 형사 처벌 규정을 추가로 두는 것은 의료인을 과도하게 통제하려는 입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에서 규정한 필수의료 범위가 응급의료뿐 아니라 수술과 각종 검사 등으로 매우 포괄적으로 설정돼 있어 실제로는 병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의료행위가 포함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실상 의료인의 집단 행동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특정 장소에 묶여 근무하는 직종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라 병동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을 오가며 진료하는 직업적 특성이 있다”며 “이러한 의료현장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의정 갈등의 출발점이었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등 구조적 원인에 대한 논의 없이 결과만을 법으로 통제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필수의료 기피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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