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제 도입이 임박하면서 법조계 내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확정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로펌들은 그간 '돈이 되지 않는 분야'로 치부되던 헌법 소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펌들은 이번 주 제도 시행을 앞두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30여 명 규모로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선임헌법연구관을 지낸 김경목(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를 필두로 차한성(7기)·이기택(14기) 전 대법관과 한위수(12기) 전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등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10기)·강일원(14기)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기존 '헌법소송팀'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했고,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헌법재판팀'을 출범했다. 팀에는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김정원(19기) 변호사를 필두로 헌법연구관을 지낸 지영철(17기)·강을환(21기)·진창수(21기) 변호사 등이 소속됐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인복(11기) 전 대법관을 필두로 '재판소원 TF'를 가동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지낸 이민걸(17기) 변호사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을 지낸 이동근(22기) 변호사가 팀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 역시 헌재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부장판사·부장검사 출신들로 팀을 구성했다. 고일광(27기) 변호사를 비롯해 전기철(30기)·송길대(30기)·박성호(32기)·이원호(35기) 변호사가 선임됐다.
로펌들은 TF 출범과 함께 재판소원제 도입에 대한 뉴스레터를 고객에게 발송하고 관련 세미나 또는 기업 설명회를 각각 개최하는 등 발 빠른 행보에 돌입했다.
이는 재판소원제가 송무 시장에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헌법 소송은 서면 심리 위주인 데다 추상적 규범을 다루는 특성상 대형 로펌의 주된 업무가 아니었으나 사실상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승부처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변호사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헌법소원 심판은 변호사 선임이 필수인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법조계에는 정체된 송무 시장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확정 판결이 뒤집혔을 때 발생할 법적 혼란과 분쟁 해결 지연을 우려한다. 고액 수임료가 예상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객 위주로 재판소원제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특히 매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을 드나드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은 재판소원제로 시간을 끌고 임기를 채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4심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헌재 연구관을 중심으로 검토하며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며 "법원과 헌재 간에 효율적 협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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