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노란봉투법 전격 시행… "노동권 원년" 환영 속 "산업 혼란" 우려 교차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 노란봉투법 전격 시행… "노동권 원년" 환영 속 "산업 혼란" 우려 교차

폴리뉴스 2026-03-10 15:02:57 신고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에게 부과된 4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나누어 내자며 한 시민이 보내온 4만 7천 원의 '노란 봉투'. 그 작은 성의에서 시작된 입법 움직임이 십여 년의 정치적 공방과 거부권 정국을 거쳐 마침내 법적 실체를 갖추게 됐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10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실질적 지배력'이 핵심… 노동쟁의 범위 대폭 확대

이번 개정법의 핵심은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계약 당사자'에서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넓힌 데 있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실질적으로 쥐고 있는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그동안 '근로조건의 결정'에만 국한됐던 노동쟁의의 범위가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포함되도록 확대됐다. 앞으로는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사업 이전 등 근로자의 지위에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사안도 단체교섭의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 특히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면서 노동권 보호의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는 평가다.

환영과 우려 사이… 극명하게 갈린 노사 양상

법 시행 첫날, 노동계와 경영계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비정규직·하청 노동자가 진짜 사장과 마주 앉을 수 있는 상식이 법적으로 확인됐다"며 즉각적인 원청 교섭 요구에 나섰다. 대전 등 지역 사회단체들도 "뿌리 깊은 노동시장 불평등을 개선할 계기"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경영계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파업 확대에 따른 투자 위축이 결국 내수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법 시행 유예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사용자 범위와 교섭 대상이 모호해 법적 분쟁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점이 산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유통·프랜차이즈업계 '비상'… 설상가상 중동 리스크까지

산업 현장 중에서도 물류와 택배, 특수고용직 비중이 높은 유통업계는 즉각적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배송기사 등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인원들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경우, 대응 체계가 미비한 중소 프랜차이즈나 유통사는 경영상 심각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외적인 경제 변수도 녹록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갈등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은 국제 유가 급등락과 해운 운임 폭증을 야기하고 있다. 식품 및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한 내부 리스크와 중동발 물류비 상승이라는 외부 악재가 겹치며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 '상생' 강조하며 안착 주력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분주하다. 고용노동부는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와 전담반을 가동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법 시행 첫날인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상생을 실천하는 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를 열어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강조하며 공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독려했다.

17년 전 쌍용차 사태의 상흔에서 싹튼 노란봉투법이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과 산업 현장의 경쟁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향후 원·하청 간의 첫 교섭 사례가 그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