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우승팀 전북 잡고 준우승팀 대전과 무승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승격팀 부천FC가 예상을 뒤엎고 단독 선두를 달리며 K리그1 초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부천은 지난 1일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원정 경기로 치른 시즌 개막전에서 3-2 역전극을 펼쳐 보였다.
이어 지난 7일 홈 개막전에선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대전하나시티즌과 1-1로 비겼다.
2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부천은 K리그1 12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천의 초반 돌풍의 배경엔 20년 남게 실업리그, K리그2(2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지도력을 갈고닦아온 '흙수저 사령탑' 이영민(52)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1부 무대엔 처음 올라왔지만, '초보'는 아니다.
2007년 고양 국민은행(FC안양의 사실상 전신) 코치를 시작으로 FC안양 코치, 감독대행, 감독, 안산 그리너스 코치, 중국 여자 19세 이하(U-19) 대표팀 코치 등을 거쳐 2021년 부천 지휘봉을 잡은 '20년 차 베테랑 지도자'다.
낮은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이 감독을 축구인들은 '현실주의자'라고 평가한다.
전북, 대전과 경기에서 이 감독의 실리적 면이 도드라졌다.
수비에 집중하면서도 역습 기회는 놓치는 법이 없었다. 갈레고와 티아깅요의 빠른 측면 돌파를 활용해 간헐적이지만 매우 날카로운 장면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갔다.
리드를 잡은 뒤엔 더는 욕심을 내지 않고 곧바로 라인을 내려 경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이 감독은 부천이 어디까지나 '승격팀'이라는 냉정한 인식 위에 조직적 수비와 빠른 전환을 중심으로 한 실리적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 처지에서는 어렵거나 복잡한 축구가 아니다. 선수들은 이 감독이 만든 틀 안에서 자신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감독 뒤엔 그를 오래 믿어준 구단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K리그에서 감독은 흔히 '파리 목숨'으로 비유된다. 성적이 조금만 나빠도 경질의 칼바람이 불기 일쑤다.
하지만 부천은 달랐다. 2021년 부천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이 첫 시즌 최하위(10위)라는 성적표를 들고 왔을 때도 구단은 전폭적 신뢰를 보냈다.
이후 2022시즌 4위, 2023시즌 5위, 2024시즌 8위 등 부침에도 부천은 감독을 바꾸는 대신 그에게 '시간'을 선물했다.
덕분에 이 감독은 6년 동안 자신만의 색깔인 견고한 스리백과 날카로운 역습 전술을 팀에 이식할 수 있었다.
현재 K리그1 12개 구단 중 이 감독보다 한 팀에 오래 머문 사령탑은 없다.
대전과의 경기가 열린 부천종합운동장에는 구단 창단 최다인 1만224명의 관중이 몰려 '이영민호 부천'에 열광했다.
검증된 지도자 이 감독과 뚝심의 구단 부천의 'K리그1 생존기'는 이제 막 시작했다.
부천은 오는 15일 홈에서 2022~2024시즌 3연패 구단 울산 HD를 상대로 리그 3라운드를 치른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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