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민국 연간 경제성장률이 1.0%에 그치며 뚜렷한 저성장 기조를 보였다. 건설업의 깊은 침체와 수출 증가세 둔화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2025년 내내 이어진 원화 약세(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아, 원화 기준 명목 소득은 늘어났음에도 달러화 기준 국민소득과 경제 규모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직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1.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4년 성장률(2.0%)에서 반토막 난 수치다.
한국은행은 가장 큰 원인으로 건설업 부진을 꼽았다. 서비스업(1.7%)과 제조업(2.0%)이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건설업이 전년 대비 무려 9.5% 감소하며 전체 경제 성장의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출 항목별로도 민간 소비(1.3%)와 정부 소비(3.0%), 설비투자(2.0%)는 증가폭이 확대되었으나, 건설투자가 -9.8%로 곤두박질쳤다. 수출 역시 4.2% 증가에 머물며 전년(6.8%) 대비 동력이 약화됐다.
경제 성장은 둔화되었지만, 국민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년 대비 2.2% 증가해 GDP 성장률(1.0%)을 1.2%포인트 웃돌았다.
이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수익(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2.3조 원에서 39.5조 원으로 증가한 데다, 수출입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무역손실 규모가 크게 축소(-51.9조원 → -32.7조원)된 덕분이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원화 기준 지표와 달러화 기준 지표의 엇갈림이다.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인해 국제적인 잣대로 본 한국의 경제 규모와 소득 수준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원화 기준 명목 GDP는 2,663.3조원으로 전년 대비 4.2% 성장했다. 하지만 이를 미 달러화로 환산하면 1조 8,727억 달러로 오히려 0.1% 감소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 역시 원화 기준으로는 5,241만 6,000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달러화 기준으로는 3만 6,855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원화로 체감하는 소득 규모는 커졌을지라도, 환율 변동으로 인해 국제 사회에서의 실질적인 경제 체급이나 달러 기준 구매력은 사실상 늘지 않은 '환율 착시'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 2025년 4/4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감소(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제조업은 운송장비 및 기계류 부진으로 1.5% 감소했고, 건설업 역시 4.5% 줄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를 대비하려는 심리가 반영돼 2025년 연간 총저축률은 35.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28.7%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9%포인트 하락해, 기업들의 투자 위축 현상이 지표로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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