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강경파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심사를 앞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안과 관련해 10일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이대로 만약 시행된다면 검찰 개혁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키고 굉장히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과 9일 각각 글을 올려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개혁하더라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워선 안 된다"며 검찰개혁 강경파를 향한 메시지를 낸 바로 다음 날 사실상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반박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두 번의 게시글에서 구체적인 대상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집권세력'을 언급하면서 사법개혁안을 두고 강한 비판을 제기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 의원과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을 지칭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직접 이름을 언급하기보단 '집권 세력'이란 말로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 통합이란 메시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경고 메시지를 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은 정부안의 문제의식에 대해 당 지도부에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조율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법사위 차원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한 대안입법도 이미 마련도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에 정부안 문제의식 전달, 아직 답변 없어"
김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서 검찰개혁안을 두고 당·정 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제기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종배의>
그는 "개혁안에 대해 당·정 조율은 했는데 법사위가 당·정 조율에 들어가지 못하니 저희는 기회를 받지 못했다. 당내에서 의견 수렴하는 절차에서 의견들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입법예고에서 나온 여러 문제에 대해 법사위원들과 시민사회, 학계가 모여 정리한 것이 있다. 대안입법까지 만들었는데 그것을 당에 소통하고 의견 제시할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안에서도 기회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2차 입법예고가 먼저 튀어나와버렸고, 이미 2차 입법예고가 나왔으니 이대로 가야된다고 흘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진짜 중요한 것은 법사위가 수정할 수 있게 당론을 정했다. 당론이어도 당론을 바꿔서 수정 당론으로 한 적도 많이 있었다"며 "'당론이니까 논의하지 마라, 문제 제기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식에 대해 최소 민주당 소속의 법사위원들 간에는 공유된 것인가'란 질문에는 "법사위 내부 회의를 했고 문제를 정리해 당 지도부, 당 정책위와 당 원내대표에게 다 전달했다. 아직 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확정한 공소청·중수청법 정부안에 대해 강경파 법사위원들이 뒤늦게 수정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려사항을 반영해 대안입법을 만들었지만 그동안 의견을 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법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거기까지는 고민하지 않았다"며 "조율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 의견을 더 개진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과 9일 X에 게시글을 올린 것이 민주당 내 강경파들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조율의 여지가 없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단정 짓기는 어렵다. 개혁을 추진했던 과정들을 보면 문제 제기가 있으면 귀를 기울이고 그 의견이 타당하다면 다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의견을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금 상황이) 그런 과정 중에 저는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 모든 것이 다 결정됐으니 토론하지 마라, 혹은 문제 제기하지 마라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안, 개혁 훼손 위험성 내포…정치검찰 될 수도"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정부의 검찰개혁 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검찰개혁 취지를 훼손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권한을 남용해 민주주의를 흔드는 정치검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재입법예고 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안에 대해 "검사들의 공개 반발이 한 번도 없었다"며 오히려 검사들이 이 법안을 반기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수사-기소 분리는 수사기관과 기소 기관이 대등한 기관으로 상호 견제하고 때로 협력하라는 건데 수직구조를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수청과의 관계에서 중수청을 사실상 (공소청의) 하부구조로 둘 수 있는 조항이 여럿 있다"며 정부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일부 조항을 확대해석해서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문제 제기는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반개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교수가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9일 사퇴를 표명한 것에 대해선 "보완수사를 줘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 오셨던 분인데 당론으로는 주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적이 있다"며 박 교수의 의견과 당론이 달랐던 적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보완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보완수사권은 직접수사권인데 직접수사권을 갖고 권한을 남용해 왔기 때문에 지금 검찰개혁을 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출발점을 우리가 잊으면 안 된다는 관점에서도 주면 안 된다. 정치 검찰로 급변할 수 있는 권한을 줘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은 '경찰 통제' 중심, 검찰 권한은 세져"
"전건 송치·보완수사권 주면 검찰보다 강력한 공소청 탄생"
정부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간 김 의원은 이번 법안이 오히려 검찰에게 권한을 더 실어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권한이 검찰에 더 실렸고, 이대로 시행되면 기존 검찰보다 앞으로 만들어질 공소청이 더 센 기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며 "'전건 송치'를 법에 사실상 집어넣어놨는데 지금은 수사종결권을 경찰이 갖고 있다. 법이 시행되면 전건을 송치해 수사 종결권도 공소청 검사들이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하기 전엔 무혐의를 받은 피의자들도 경찰에서 한 번 조사를 받고, 검찰 가서 똑같은 조사를 한 번 또 받아야 무혐의가 됐었다. 전건 송치가 아닌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준 이후엔 경찰에서 한 번 받으면 무고한 피의자는 수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수사한 끝에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불송치를 결정한 사안을 검찰이 다시 전건 송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경찰이 수사를 개시했어도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지 못하고 모든 사건을 전건 송치해 거사들이 마무리하겠다는 얘기"라며 마무리 과정에서 검찰이 경찰 수사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결정은 안 됐지만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 왔다. 전건 송치하고 직접수사권을 주면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탄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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