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의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육성 방침에 대해 "서민 주거시장을 독점자본에 내맡기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기업형 임대 확대를 중단하고, 왜곡된 전세제도와 반환보증제도부터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10일 성명을 통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언급한 '기관형 사업자 육성'을 통한 임대공급 구조 재편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공급 축소를 기업형 임대로 메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시민단체는 이를 '서민 주거시장의 잠식'으로 규정했다.
경실련은 "기업형 임대주택은 특정 대기업이나 외국계 자본, 사모펀드 등 거대자본의 손에 서민 주택시장을 온전히 내맡기는 것"이라며, "이는 마치 독점자본이 동네 슈퍼마켓을 잠식해 자영업자를 몰락시킨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임대료를 급등시킬 경우,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이 '고액 월세'라는 고혈을 짜내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실련은 현재 임대차 시장의 혼란이 정부의 '선심성 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했다. 상환 능력이나 주택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남발된 전세대출이 갭투기를 조장하고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전세대출 규모는 2022년 170.5조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으며, 반환보증 역시 2023년 71.3조원에 달했다. 경실련은 "집값과 보증금이 동일해도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허술한 제도가 임차인의 위험 회피 노력을 무력화했고, 그 결과 전세사기꾼들이 활개 치는 시장이 됐다"고 꼬집었다.
과거 정부들의 실책도 거듭 언급됐다.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 특혜 논란 ▲문재인 정부의 임대의무기간 후 매각 구조 ▲윤석열 정부의 임대료 규제 완화 시도 등을 나열하며, 현 정부 역시 기업에 대대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의 기업형 임대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시장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으로 '전세제도의 위험 차단'을 제시했다. 유주택자 및 고가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을 즉각 중단하고 전체 잔액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에 LTV를 적용해 집값의 60% 정도까지만 보증하며, 임대차 계약 체결 전 임대인이 사전에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고, 미가입 주택은 시장 진입을 차단하라는 주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형 민간임대라는 우회로를 찾을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을 정상적인 소득 수준 범위 내로 안정시켜 분양가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공익이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시장을 넘겨 서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행정을 멈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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