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가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TF팀이 잠시 거쳐 가는 '임시 숙소'에서 기업들의 '상시 거점'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 경기 불황 속 실속을 챙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흐름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오피스 플랫폼 패스트파이브(대표 김대일)가 2025년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2026 공유오피스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공유오피스를 1년 이상 장기 이용하는 기업 비중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공유오피스는 짧게는 한 달, 길어야 반년 정도 머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평균 계약 기간이 7.37개월을 기록한 가운데, 1년 미만 단기 계약 비중은 2024년 96.23%에서 2025년 88.70%로 줄어들었다. 대신 그 자리를 1년 이상의 장기 계약 기업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업들이 사무실 운영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대규모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들어가는 일반 오피스 임대 대신, 운영 효율이 높은 공유오피스를 고정 사업장으로 낙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사무실을 선택하는 잣대도 한층 냉정해졌다. 기업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는 '비용 절감'(57.2%)이었다. 단순히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는 수준을 넘어, 관리비나 간식, 비품 등 부대비용을 포함한 전체 운영비를 효율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눈에 띄는 점은 가격만큼이나 '빌딩 컨디션과 시설'(15%)을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비용은 줄이되 업무 환경의 질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실속형 프리미엄'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간은 라운지(31.6%)와 미팅룸(27.2%)으로 집계됐다. 개인 좌석의 크기보다 협업과 소통이 원활한 공용 공간의 완성도가 계약 연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입지 측면에서는 강남(28.1%)의 위상이 여전히 견고했다. 하지만 영등포·구로·강서(14.1%)와 성수·뚝섬(8.1%) 지역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본사는 강남에 두더라도 개발 조직이나 영업 물류 거점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인력 확보가 용이한 지역으로 분산하는 '멀티 오피스' 전략이 대중화됐음을 시사한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공유오피스가 더 이상 임시 대안이 아니라 기업의 운영 안정성과 성과를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으로 진화했다”며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빌딩 컨디션과 공용 공간의 경쟁력을 강화해 입주 기업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유오피스의 장기 이용화 추세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 효율화를 꾀하는 대기업들까지 공유오피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거 '스타트업 전용 공간'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피스 시장의 주류 모델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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