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반도체 위주 수출은 내수 회복 견인이 어려워 체감 경기 개선이 어렵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9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주평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경기 방향성 결정 리스크 요인으로 오일쇼크 발 인플레이션 압력 증폭 우려와 미국 발 통상전쟁에 따른 교역 환경 불확실성,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속 가능성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이란 전쟁 영향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및 한국 경제에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원유의존도를 가지고 있어 오일 쇼크 발 국내 물가 불안에 내수 부문 실질 구매력도 함께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연구원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1%p(포인트), 배럴당 150달러 시 2.9%p 상승을 전망한 바 있다.
같은 날 기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장 중 한 때 배럴당 111.24달러까지 기록하는 등 100달러 선을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100달러를 상회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의 급등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서민들의 실질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으로부터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근거 위헌 판결을 받은 이후의 교역 환경 불확실성도 리스크로 전망됐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임시적으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보고서는 “품목 관세 범위 확대, 전방위적 국별 관세 부과 등의 수단이 총동원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미국 내 정치적 지지율의 하락에 따른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트럼프 라운드를 더욱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부임 이후 통화 정책 방향 불확실성도 함께 언급됐다.
연구원은 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12인 중 워시 의장을 포함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임한 인사가 4명에 불과해 금리 인하가 불확실할 것으로 관측했다.
구체적으로 제롬 파월 의장 임기가 이어지는 4월까지 금리 동결 기조의 지속, 6월 이후에도 매파적인 금리 경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중동 지역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금리 인하 명분 부족도 근거로 꼽혔다.
국내 요인으로는 반도체 업황 호조 지속 여부에 따라 국내 전반적 경기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올해 2월 기준 총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전년 동월(18.4%) 대비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호황은 글로벌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견조한 수요가 예상된다”면서도 “AI 버블, 시장 내 투기적 수요에 대한 우려 등으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호황이 올해 중으로 종결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국내 건설업의 장기 불황이 우리 경제 성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건설투자는 전체 GDP의 11.3%를 차지했으나 증가율은 –9.9% 역성장을 기록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끌어 내리는 모습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2018년 이후 약 8년 간 불황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 역시 기저효과로 인한 소폭 반등에 그칠 전망이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 방향성은 저점에서 중장기 성장 추세에 접근하는 우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경제성장력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IT 위주 수출 호조는 내수 회복을 크게 견인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수출과 내수의 K-양극화, 수출 산업 내 디커플링 등 성장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민간 주체들의 체감 경기는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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