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 작전의 ‘조기 승리’를 공식화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연설을 통해 이란과의 전쟁이 “꽤 빨리 끝날 것(That’s going to be finished pretty quickly)”이라며 사실상 무조건적인 항복을 권고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시작한 이번 작전의 구체적인 성과를 나열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우리는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발사대를 약 80% 제거했다”고 밝히며 “그들은 이틀 전에 이미 항복(cry uncle)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드론 생산 시설과 주요 군사 인프라를 파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이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음을 시사했다.
◇“압도적 화력 우위” vs “비대칭 전력의 함정”
행정부가 내놓은 낙관론을 두고 미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 등은 “첨단 정밀 타격 시스템이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며 현대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 공군과 이스라엘의 합동 작전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지휘 체계를 효과적으로 마비시킨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영국의 가디언은 “대통령이 선언한 ‘조기 종결’은 이란 내부에 잠재된 게릴라전과 보복 테러의 위험을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승리를 언급하면서도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는 단서를 단 점에 주목했다. 전쟁이 길어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출구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알자지라(Al Jazeera)’ 역시 미사일 기지 80%를 파괴했다”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경제적 비대칭 카드를 꺼낼 경우 세계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경고했다.
◇“이미 이겼지만 충분치 않다”…안개 속 ‘출구 전략’
이번 발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이미 이겼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는 언급이다. 이는 군사적 타격에는 성공했으나 이란 정권의 근본적인 태도를 변화시키거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최종 목표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전술적 승리, 전략적 불확실성’ 상태라고 진단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보면서도, 이란이 ‘최후의 저항’을 선택할 경우 중동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그레이트 워(Great War)’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계 긴장감 고조…국제 유가 요동
전쟁의 향방이 불투명해지자 국제 금융 시장도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강경 발언 직후 국제 유가(WTI) 변동성이 커졌다”고 전하며 “전쟁이 조기에 끝나지 않고 소강상태로 장기화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결국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나타날지, 아니면 또 다른 중동의 늪에 빠질지는 향후 48시간 동안 이어질 이란의 대응과 국제사회의 중재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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