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담페초=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지난 6개월 동안 저는 챗GPT와 함께 훈련했습니다. 저에겐 인공지능(AI)이 심리학자이자 코치, 때로는 의사였습니다."
흔히들 가족과 지도자,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시상대에서 인공지능(AI)을 조력자로 치켜세운 이색 수상 소감이 나왔다.
주인공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개인 시각장애 부문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막심 무라슈코우스키(25·우크라이나)다.
생애 첫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건 무라슈코우스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특급 도우미'로 생성형 AI인 챗GPT에 영광을 돌렸다.
그는 "단순한 전술 제안을 넘어 훈련 계획의 절반과 동기부여까지 AI가 담당했다"며 "전체 훈련량의 상당 부분을 AI와 함께 소화했다"고 밝혔다.
무라슈코우스키는 이미 지난 1월 폴란드에서 열린 월드컵 당시 AI의 조언이 옳았음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에도 금메달을 포함해 여러 메달을 땄기 때문에 제 성과의 상당 부분이 챗GPT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I가 없었다면 인간 코치와 함께하는 전형적인 '클래식 훈련'에만 머물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이면에 대한 철학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AI는 혁명적인 기술이지만, 불행히도 군사적 목적 등 나쁜 분야에 쓰이기도 한다"며 "화학이나 생물학처럼 누군가는 좋은 곳에, 누군가는 나쁜 곳에 쓸 수 있는데 나는 이를 스포츠, 언어, 그리고 다른 관심사를 배우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가이드 비탈리 트루시와 호흡을 맞춘 무라슈코우스키는 단 한 발의 사격 실수도 없는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0일부터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도 출전해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무라슈코우스키는 향후 AI가 인간 전문가들을 대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향후 5∼10년 안에는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겠지만, 일정 부분은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며 기술의 발전에 확신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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