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환율 1500원 육박…韓 경제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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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환율 1500원 육박…韓 경제 위기 고조

금강일보 2026-03-09 18:4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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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위로 밀어 올리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을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49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주식시장마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내수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이번주 최고가격제 시행

9일 오전 7시 26분 기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한때 12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유가 상승은 석유류 가격을 통해 거의 즉각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공산품 등 전 분야에는 2∼3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이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 제도를 신속하게 도입 및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가 진화에 나선 셈이지만 고유가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4원 오른 ℓ당 1902.7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은 1923.8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을 틈타 급등하는 국내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번 주에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첫 최고가격 설정은 중동 상황 발생 이전을 기준으로 이뤄질 전망인데 향후 사태가 장기화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2주 단위로 최고가격을 조정하면서 유류세 인하를 '완충 카드'로 함께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환율 급등…코스피 5.96% 급락

국제유가 급등과 위험 회피 심리는 외환 및 금융시장도 강타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499.2원까지 오르며 15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3.00p(5.96%) 급락한 5251.87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락하며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오전 10시 31분경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돼 코스피 시장의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 내 2번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산

국제유가 상승에 우리나라 성장 경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0% 전망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2달러를 전제로 산출된 결과인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150달러 이상 오를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8%p 하락하고 경상수지 감소액이 76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가 오르면 세계 교역이 축소되고 물류에도 차질이 발생해 수출기업 어려움이 커지는 물론 수입 물가가 상승으로 인한 경상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더욱이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져 내수·투자 회복 기대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이유다.

◆석유 가격 안정에 총력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석유 시장 점검을 위한 ‘중동 상황 대응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김 장관은 “중동 상황으로 국내 석유 가격도 급격히 올라 민생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민관이 합심해 석유가격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정유사들엔 직영주유소 판매가격 안정을, 알뜰주유소 3사(석유공사·도로공사·농협경제지주)에는 전국 평균 가격보다 저렴하게 석유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을 각각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불안한 물가와 환율 시장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부는 부조리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제 유가 상승 속 환율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 안정 3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이 자리에서 ‘민생경제 대도약 추진단’을 구성하고 ‘7대 비정상 과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로 의결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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