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던' 헌법소송에 반전…대형로펌도 재판소원 대응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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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던' 헌법소송에 반전…대형로펌도 재판소원 대응 분주

연합뉴스 2026-03-09 17:41: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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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장 열린다" TF 꾸리고 세미나 열어 홍보하느라 분주…'정체'된 변호사 업계에 돌파구

태평양·광장 전담팀 꾸리고 세종도 대응팀 구성 고려중…김앤장은 기존 헌법소송팀서 검토

헌재 출신 영입경쟁 관측 속 서민은 부담 가중 지적도…법조계 "시장 얼마나 커질지 미지수"

'재판소원제'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재판소원제'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2026.2.27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이미령 기자 =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로펌들도 새롭게 열릴 시장을 선점하고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중 재판소원 제도를 담은 법안이 공포·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출신 인사를 주축으로 전담팀을 꾸리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선제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한정된 헌재 출신 변호사 영입 경쟁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법조계에서 헌법소송은 상대적으로 '돈이 안 되는' 분야라는 인식이 강했다. 헌재 출범으로 결정 판례는 쌓여왔지만 헌법 자체는 1987년 이래 바뀐 적이 없는 데다, 민사·형사 등 송무 위주의 전통적인 재판과 달리 서면 심리가 많고, 추상적 규범을 따지는 사례가 많으며, 대기업이나 유명인 등도 등장하지 않는 분야라는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법원에서는 전통적으로 복잡하고 방대하면서도 법리가 어려운 민사 재판을 잘 다루는 법조인이 인정을 받았고, 검찰·경찰 출신 법조인들은 형사 사건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법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성격을 강하게 가진 규범'이자 '법과 정치의 중간'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는 헌법을 다루는 헌법소송의 경우 규범적이고 다소 철학적이기까지 해 대형 로펌의 주된 무대는 아니었다. 사회적 관심은 끌지만, 수임료를 생각하는 로펌 입장에선 매력이 낮은 영역이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빛을 못 보던 헌법소송이 국회 통과에 따른 이번 재판소원 도입으로 '대폭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편에서는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재판소원으로 확정판결이 취소되고 분쟁의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국민 사이에 혼란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송무 시장은 정체된 상태에서 대형 로펌들은 기업 자문이나 인수합병 등 유사영역에서 몸집을 불리거나 유지해오는 전략을 취해왔다. 개인 변호사의 경우 로스쿨 도입 후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파이'가 줄어 경쟁이 격화해 힘들어지고 있다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재판소원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헌법소송 중에서도 헌법소원은 변호사가 반드시 필요해, 일각에서는 헌재 소송을 부담할 능력을 가진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고, 서민 입장에서도 변호사의 설득에 소송을 한 번 더 해보게 되면서 결국 로펌이나 변호사들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에 따른 지적도 제기된다.

1월 심판사건은 1월 심판사건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해있다. 2026.1.29 seephoto@yna.co.kr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30여명 규모의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헌재 선임헌법연구관 출신인 김경목(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가 TF를 총괄하며 대법관 출신인 차한성(7기)·이기택(14기) 변호사, 헌재 연구부장 출신 한위수(12기)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태평양은 최근 재판소원 시행에 따른 실무상 쟁점을 담은 뉴스레터(소식지)도 두 차례 발행했다. 재판소원과 관련한 고객 초청 세미나와 기업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이달 초 재판소원 제도 대응을 위한 헌법재판팀을 출범했다. 작년 8월까지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김정원(19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헌법연구관 출신 지영철(17기)·강을환(21기)·진창수(21기)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김 변호사는 2012년 선임부장연구관을 시작으로 수석부장연구관, 사무차장,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며 13년간 헌재 심판과 행정 업무를 관장한 전문가로 꼽힌다.

법무법인 세종도 민일영(10기) 전 대법관을 필두로 한 기존 헌법소송팀이 재판소원 대응에 나선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배호근(21기) 변호사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끈 김광재(34기)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더 나아가 재판소원 전담 대응팀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 관계자는 "재판소원 제도의 진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헌법재판관 출신 영입 및 전담 대응팀 신설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율촌도 헌재 헌법연구부장 경력을 가진 윤용섭(10기) 변호사가 주축이 돼 재판소원 TF를 새롭게 꾸렸다. 국회 파견 판사를 지낸 권혁준(36기) 변호사가 실무를 이끌 예정이다.

율촌은 헌재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 추가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인복(11기) 전 대법관을 내세운 재판소원 TF를 꾸렸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사법정책실장을 지낸 이민걸(17기) 대표변호사, 기획총괄심의관·사법정책심의관·공보관을 지낸 이동근(22기) 대표변호사 외에 헌재 헌법연구관 경험이 있는 박상훈(16기)·이준상(23기) 대표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화우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며 재판소원 사안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촬영 최윤선 수습기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 목영준(사법연수원 10기)·강일원(14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기존 헌법소송팀에서 재판소원 사건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앤장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제도인 만큼 향후 헌법재판소에서 어떻게 운용될지, 파생되는 법적 쟁점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바른도 재판소원 전문대응팀을 출범했다. 법원과 검찰 재직 시절 헌재에 파견돼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한 고일광(27기·팀장)·전기철(30기)·송길대(30기)·박성호(32기)·이원호(35기) 변호사가 주축이다.

바른은 전문대응팀 출범에 맞춰 오는 24일 고객 초청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재판소원법의 주요 내용과 절차, 청구 요건 등을 살펴보고 이미 재판소원 제도를 시행 중인 독일·스페인 등 주요국 절차와 주요 결정례도 분석해 소개한다.

법무법인 LKB평산도 헌재 연구관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재판소원 TF그룹'을 꾸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장순욱(25기) 대표변호사를 그룹장으로 김희준(22기) 대표변호사, 이정훈(29기) 변호사 등이 합류한다.

헌재 선임연구관 출신 김진욱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속한 법무법인 함백은 지난 4일 공식 블로그에 '재판소원, 30일 안에 전략이 갈립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김 전 처장의 이력을 소개하고 "김 전 처장은 재판소원에 적합한 변호사"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답하는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답하는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7 pdj6635@yna.co.kr

헌재가 헌법소원 청구시 변호사 강제주의를 택하고 있다는 점도 변호사 업계에선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 로펌 외에도 변호사 업계 전반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소원 시장에서 초기에 자리를 잡는 게 유리할 텐데 헌재 직원들 사이에서도 언제 (헌재)밖으로 나올지 고심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한편으로는 재판소원 시행 초기인 데다 헌재가 사건 폭증을 막기 위해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로펌 변호사는 "대형 로펌은 '우리가 이런 법률서비스도 해줄 수 있다'는 구색을 갖추기 위해 전담팀을 만드는 분위기"라면서도 "승소·패소 데이터가 없고 재판소원까지 갈만한 사건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시장이 얼마만큼 커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적극 대응에 나선 모습에서 보듯 결국 재판소원 경제적 강자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법조계 안팎에선 제기된다.

헌재는 이런 점을 고려해 국선대리인 활용이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헌재법상 헌법소원 심판의 청구인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자력(자금능력·경제적 능력)이 없는 경우 헌재에 국선대리인을 선임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고, 헌재가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국선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헌재 관계자는 "실무상 국선대리인 선임 요건을 상당 부분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며 "향후 국선대리인 선임 예산을 더 확보한다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국민도 재판소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오는 1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변화를 설명할 예정이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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