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D-1…원·하청 ‘직접교섭’ 시대 열린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노란봉투법 D-1…원·하청 ‘직접교섭’ 시대 열린다

투데이신문 2026-03-09 17:19:24 신고

3줄요약
지난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간접고용 실태와 원청 교섭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 현장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간접고용 실태와 원청 교섭 투쟁계획 발표 기자회견’ 현장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오는 10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하청노조들이 대거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영계는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를 벗어난 교섭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법 시행 초기 갈등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안착 과정에서 일정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아 제기된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인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지난해 9월 9일 공포됐다.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오는 3월 10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번 법 시행으로 산업 현장의 노사 관계는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핵심은 노조법 2조 개정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넓어진 점이다. 앞으로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라 하더라도 원청이 해당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법적으로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 하청노조가 이른바 ‘실질적 사용자’인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보다 분명해진 것이다. 

이 같은 변화 따라 조선·자동차 업종 등이 소속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조 산하 하청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자회사 노동자, 대학 청소노동자, 콜센터 노조, 건설·플랜트노조 등도 원청 사업주에게 교섭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체교섭을 추진할 민주노총 소속 하청노조 조합원 규모는 약 1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역시 공공기관 자회사 노조와 포스코 하청노조 등을 중심으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한 단체교섭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노동쟁의의 범위도 확대된다. 앞으로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 있을 경우에도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쟁의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영계는 법 시행 이후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노동계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교섭 의제로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쟁의 소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법 시행 이전부터 하청노조가 원청의 교섭 참여를 요구하며 사업장 점거 농성에 나서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도 경영계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계는 이 같은 불법적인 실력행사가 노사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서 노동계는 원청기업과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의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해석지침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정부와 노동위원회가 발표한 교섭절차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교섭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관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관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반면 노동계는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하청노조의 범위가 제한적일뿐더러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도 진행되는 만큼 경영계가 법 시행 전부터 과도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명확히 하고 하청·간접고용 노동자의 실질적인 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원청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법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과 제도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청·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다양한 고용 형태가 공존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교섭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개정법 시행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그는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에 나선다면 산업 현장의 갈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는 제도의 현장 안착을 위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전담반을 꾸려 해석지침과 교섭절차 매뉴얼을 바탕으로 원·하청 교섭절차를 적극 안내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제도 안착에 힘을 더한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시행일인 오는 10일 기업인들과 관련한 상생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