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연대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장르극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tvN 〈언더커버 미쓰홍〉과 ENA·지니TV 오리지널 〈아너〉는 여성 서사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흥미로운 차이를 보여주죠. 두 작품 모두 여성 캐릭터들이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은 동일하지만, 사건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거든요.
언더커버 미쓰홍, 직장 워맨스
〈언더커버 미쓰홍〉 스틸컷
1997년 여의도 증권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30대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가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된 '한민증권'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본 방송에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 속 "97년, 여직원의 이름 석 자가 아닌 '미쓰'라고 퉁치던 세기말"이라는 내레이션만 들어봐도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낮았던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여실히 짐작할 수 있었죠. 드라마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여성들의 연대 서사를 얼마나 섬세하게 다뤄 호평을 받았습니다. 극 전반에 걸쳐, 홍금보를 중심으로 기숙사 룸메이트로 만난 여성들은 서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극 중 친오빠 고복철(김민혁)에게 괴롭힘당하는 고복희(하윤경)를 돕는 홍금보의 모습이 대표적인데요. 고복철이 고복희를 폭행하자, 홍금보는 "어디 여자를 때려?"라며 망설임 없이 발차기로 응징하며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언더커버 미쓰홍〉 스틸컷
앞서 비자금 장부를 찾아내기 위해 홀로 위장 잠입을 했던 홍금보가 고복희를 비롯한 든든한 조력자들을 얻은 후, 새로운 작전에 돌입하는 과정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들 사이에 두텁게 쌓인 우정의 깊이를 짐작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하죠. 또한, 홍금보가 주가조작 사건의 책임을 떠안을 위기에 처하자, 룸메이트들이 사내 인터넷망을 기발하게 활용해 소문을 퍼뜨리며 위기를 타개하는 모습 또한 이들의 단단한 연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언더커버 미쓰홍〉 스틸컷
호평에 힘입어 드라마는 지난 8일 성공적으로 종영했습니다. 모든 사건의 원흉이었던 한민증권의 강필범(이덕화) 회장은 결국 모든 죄가 탄로 나면서 처절하게 몰락했죠. 이 과정에서 홍금보와 고복희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은 단연 빛을 발했고요. 또한 드라마는 1년 후, 저마다의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여전히 변치 않는 우정을 자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아너, 피해자들의 증언 연대
〈아너〉 스틸컷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ENA·지니TV 오리지널 〈아너〉 역시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세 명의 여성 변호사를 내세운 미스터리 추적극이에요. 극 중 변호사 윤라영(이나영), 강신재(정은채), 황현진(이청아)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변호사로서 가해자들을 상대로 치열하게 싸워나가죠.
〈아너〉 스틸컷
특히 최근 회차에서는 셀럽 변호사 윤라영이 20년 전 자신이 겪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백하고, 악명 높은 비밀 성매매 앱 '커넥트인'을 폭로하며 거대한 파동을 일으켰죠. 그의 고백을 접한 수많은 피해자들과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윤라영의 용기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왔으니까요. 이에 윤라영은 "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다 하겠다"라고 약속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아너〉 스틸컷
극 전반에 걸쳐 세 여성 변호사들의 단단한 연대 또한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볼거리로 작용합니다. 특히 강신재는 윤라영이 괴한에게 습격당한 뒤 불안에 휩싸였을 때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데요. 공포에 잠식되어 있음에도 진실을 밝히기로 다짐한 윤라영에게 "가, 계속. 뒤는 내가 감당할게"라고 말하며 그의 선택을 굳건히 지지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너〉 스틸컷
과거의 상처로 힘들어하며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나쁜 꿈'을 꾸는 것 같다는 윤라영의 고백에, 강신재가 한 말도 의미 있게 다가와요. "그럼 나쁜 꿈을 계속 꾸자. 우리도 거기 있을게. 네 험한 꿈속에"라며 위로를 건넨 그의 모습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고통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고자 하는 진한 유대감을 보여준 대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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