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 1기 팹 투자 확대…AI 메모리 인프라 선점 나서
클린룸 3개월 조기 확보…HBM 수요 대응 위한 속도전 돌입
한미반도체, HBM 핵심 장비 공급 확대…TC 본더 기술력 부각
하이브리드 본딩 전환 대비…HBM 세대별 투트랙 전략 가동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CI. [사진=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움직임이 거세다.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 가동 시점을 앞당기며 인프라를 선점하는 전략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에 21조 6000억원의 신규 시설 투자를 의결했다. 지난 2024년 발표한 초기 투자액을 포함하면 1기 팹 골조와 인프라 구축에만 총 31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향후 장비 도입 비용까지 합산할 경우 1기 팹에만 총 150조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가동 일정이다. SK하이닉스는 1기 팹 내 첫 번째 클린룸의 오픈 시점을 당초 2027년 5월에서 3개월 앞당기기로 확정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클린룸 완공은 장비 반입의 시작을 의미하며, 이를 단축하면 고객사의 급증하는 HBM 수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 한미반도체, 연초 97억 수주…'와이드 TC 본더' 전면 배치
한미반도체 HBM4용 TC 본더 [사진=한미반도체] (포인트경제)
이러한 인프라 확충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장비 파트너사인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초 SK하이닉스로부터 약 97억원 규모의 HBM용 제조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2026년 수주 랠리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현재 양산을 앞둔 6세대 제품인 HBM4 공정에는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출시한 'TC 본더 4'가 핵심 장비로 투입되고 있다. 16단 이상의 고적층이 요구되는 HBM4 시장에서 해당 장비는 공정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어지는 차세대 시장인 HBM5·6를 위해서는 '와이드 TC 본더'를 전면에 배치한다. 이 장비는 HBM 다이 면적을 확장하는 차세대 HBM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로, 올해 하반기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기술적 난제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의 본격 도입 전까지 기술적 가교 역할을 수행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하이브리드 본딩' 전환기, 한미반도체의 투트랙 전략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술이 차세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높은 장비 가격과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상용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는 추세다.
한미반도체는 이에 대응해 HBM4까지는 TC 본더 4, HBM5·6는 와이드 TC 본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동시에 오는 2029년경으로 예상되는 16단 이상 HBM 전환기에 맞춰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현재 건설 중인 제7공장을 포함한 생산 클러스터는 이러한 세대별 장비의 안정적인 양산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개별 기술의 우위를 넘어, 첨단 제품의 적기 대량 공급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인프라 속도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1기 팹 조기 가동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차세대 AI 가속기 출시 주기가 빨라짐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초대형 양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클린룸은 3개월 먼저 확보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이른 시점에 고객사 인증을 마치고 양산 체제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HBM4 시장 내 점유율 경쟁과 직결되는 변수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의 협력 모델은 공정 기술과 생산 거점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 내 영향력을 내년 이후까지 이어가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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