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눈앞 ‘위기급 환율’…“전쟁 끝나도 이전으로 못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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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눈앞 ‘위기급 환율’…“전쟁 끝나도 이전으로 못 돌아간다”

뉴스로드 2026-03-09 16:27: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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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 속 오른는 원/달러 환율/연합뉴스
유가 폭등 속 오른는 원/달러 환율/연합뉴스

[뉴스로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1,500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타격 우려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장 초반 16.6원 급등한 1,49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한때 1,499.1원까지 치솟은 뒤 소폭 되돌렸다.

환율 급등 배경에는 달러 강세와 함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영향이 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장중 99.687까지 올라 100선에 근접했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시장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로 위험 회피 심리와 달러 강세가 동시에 심화했다”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점도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추석 이후 오름세를 탄 환율은 11월 24일 1,477.3원까지 상승했는데, 당시에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횡보하던 환율은 12월 16일 1,480원을 돌파했고, 24일에는 1,484.9원까지 올라 4월 9일(1,487.6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위험 회피) 영향으로 같은 달 30일 1,427.0원까지 급락했으나, 새해 들어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특히 이란 사태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1,430.5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사태 발생 직후인 이달 첫 거래일부터 곧바로 1,460원대로 뛰어올랐다. 이후 1,470∼1,480원대 고점을 유지하던 환율은 이날 결국 1,490원선을 단숨에 넘어섰다.

야간 거래(오후 3시 30분∼다음 날 새벽 2시)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감안하면, 환율이 다시 1,500원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지난 3일 0시 22분에는 장중 1,505.8원을 기록한 바 있다.

중동발 위기 국면에서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더 큰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한국 경제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지목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화석연료의 약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들여온다”며 “단순한 원유 수입국을 넘어 중동에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한국의 교역 조건이 급속히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여온 경상수지 역시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다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장기화하고 고유가가 고착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될 수 있다”며 “이는 환율 상방(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연구원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경상수지 악화 등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원화 약세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환율 향방의 최대 변수로 이란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꼽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조기에 봉합될 경우 위험 회피 심리가 진정되며 환율도 비교적 빠르게 안정될 수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된다면 1,500원대 고환율이 ‘뉴 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지역 정정 불안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국면”이라며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질 경우 환율도 장기간 1,500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 머무르면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며 “1,500원 안팎에서 큰 폭의 변동성이 이어지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설령 전쟁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든다 해도 외환시장 상황을 이란 사태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출구로 향하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2월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에너지 공급망이 빠르게 정상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지정학적 충격 때마다 원화가 반복적으로 ‘위기급’ 고환율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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