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 자칫하면 지역 중소사립대 100개 죽인다"
(세종=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은 9일 해마다 대학 등록금의 법정 인상 한도가 정해지는 데 대해 "등록금 규제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록금은 대학 자율에 맡겨도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교육부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현재 학생 1인당 등록금 대비 장학금 수혜액이 57.4%다. 이미 반값 등록금은 실현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양대 총장인 이 회장은 이달 초 제30대 대교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대교협은 전국 197개 4년제 대학협의체다.
그는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교가 일제히 등록금을 5%씩 올렸을 때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에 0.075%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며 "거시적으로 보면 등록금 인상은 물가에 실질적 영향은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회에서 대학 등록금의 법정 인상 한도를 더 낮추려는 움직임이 이는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물가상승률'로 정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3일 대표 발의했다.
현행 법률에서는 등록금 인상 상한이 3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1.2배로 돼 있는데 1배로 낮춘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 법정 인상 한도는 3.19%였는데 우리 학교(한양대) 인상률은 2%대였다"면서 "대학들이 합리적 선에서 결정하는데 구태여 정치권에서 관여해 사학의 기를 꺾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과거 많은 대학이 법정 인상 한도를 지켰는데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등록금Ⅱ 유형을 받지 못했었다"며 "법대로 해도 제재를 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지원했던 교육부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다만 교육당국은 내년부터는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자칫 지역의 중소사립대 100개 죽이기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과장이 섞였을 수 있지만 실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기본 원칙은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거점국립대 10개 살리려고 지역대학 100개를 죽이면 안 된다. 지역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소멸은 더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란 정책 명칭이 좋지 않아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았느냐"며 "이 정책의 핵심은 거점국립대와 사립대학을 잘 연결한, 건강한 생태계 조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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